전문가 견해-계명대 철학과 이진우교수

입력 1999-12-01 14:01:00

"감성이 새로운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가 될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이성에서 감성으로 전환되는 시대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이성은 죽었는가'(문예출판사 펴냄)의 저자인 이진우 계명대 철학과 교수는 "감성 중심의 정신적 변화는 합리주의에 대한 반동"이라고 했다. 이성과 감성의 충돌도 "세기말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문화 현상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이성을 요청하는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교수는 이러한 충돌이 적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감성시대라고 해서 감성이 이성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며 "과거와 달리 이성의 형태가 다양화, 다원화됐을 뿐"이라고 했다.

"과학과 기술에는 과학적 이성이, 정치 영역에는 정치적 이성이, 문화 분야에서는 문화적 이성이 여전히 보편적으로 존립한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통일적 이성에 익숙한 사람들의 관성력으로 인해 이성의 분화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때문에 성급히 '이성의 죽음'을 예단했다는 것이다.

"감성세대는 이성의 다양한 형태를 인정하지만 자기 추구를 포기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니아가 감성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나 감성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성의 부재가 온다면 "21세기에는 정체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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