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에 점거된 시애틀

입력 1999-12-01 00:00:00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린 시애틀 도심은 10시간 이상 시위대에 점거돼 일상 업무가 마비됐다.

시애틀 도심의 상가는 거의 철시했고 상당수 상점 진열대의 이중 유리창은 거미줄처럼 금이 갔다. 진열대 안의 상품은 대부분 온전한 상태다.

도심 곳곳에서 하루종일 시위대의 구호가 고층 빌딩에 부딪쳐 울려퍼지면서 도심은 무질서 상태고 불안한 표정을 한 시민들은 귀가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30분(한국시각 1일 오전 2시30분)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심으로 집결하기 시작한 시위대는 우선 각국 대표단이 묵고 있는 셰라톤 호텔부터 봉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팔짱을 낀 채 '인간 사슬'을 만들어 노드스톰, 웨스틴, 컨벤션 센터등의 출입구를 가로 막고 출입자를 통제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조직위원회가 발급한 신분증을 목에 건 대회참가자들은 시위대에 의해 대표단, 취재기자 등 신분을 막론하고 모두 출입이 저지됐다.

시위대는 주요 교차로를 점거, 교차로 중앙에 드러 눕거나 교차로를 에워싸고 구호를 외치며 차량 통행도 통제했다.

시위대는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5시가 돼서도 해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이곳에서 밤을 샐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30분께 시애틀 경찰이 페퍼포그 차량을 앞세워 셰라톤 호텔 언덕길 위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에 나서자 시위대는 뒤로 조금씩 물러난뒤 재집결했다.

시위대는 도심 주요 교차로를 점거하면서 개막 식장인 파라마운트 극장과 컨벤션 센터로 몰려 도로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오후 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은 회의장인 컨벤션 센터가 봉쇄돼 나오지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정우성(丁宇聲)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이 회의장 밖의 기자에게 핸드폰으로 전해왔다.

정 국장은 "개막식에 이어 열릴 예정이었던 비공식 회의가 무더기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고 회의장내 상황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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