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 사상 첫 3자 회동
김대중 한국대통령, 주룽지 중국총리,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 등 한.중.일 3국 정상들이 28일 오전 마닐라에서 3국 정상회의를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났다. 이번 김대통령의 마닐라 방문일정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다.
◈상징적 의미도 매우 커
사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놓인 동북아 3개국은 지리.문화.역사.경제적으로 매우 긴밀함에도 불구하고 구원(舊怨)등 복잡한 과거 때문에 최근까지도 동북아 지역간의 대화기구나 협의기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3자 회동은 어떤 합의를 떠나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
김대통령도 이날 회의에 앞서 3국 정상간 최초의 회동으로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동북아지역의 공동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마음을 설래었다는 후문이다.
◈정상회동 정례화 거론
이번 정상회의는 일본이 아이디어를 내고 한국과 중국이 찬성해서 성사되었다는 점에서 일본 측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하겠지만 우리 측도 이를 잘 활용하면 지역안전보장과 경제실리, 외교면에서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국 정상들은 3국간의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중국 측이 북한을 의식, 경제분야에 국한시켜 논의할 것을 강력하게 희망해 우리 측도 이를 수용했고 결국 경제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래서 이날 회의에서 3국 정상들은 중국의 WTO가입과 한국과 일본의 경제회복 등을 화제로 시종 덕담과 유머를 나누며 역사적인 3국 정상회의의 출발을 가볍게 했다.
이날 오부치총리도 말미에 "20세기의 마지막이고 21세기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3국 정상들이 만난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으며 이런 방식으로 계속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책.민간연구소 지정
이날 회의에서 3국 정상들은 당장 3국간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키로 합의했으며 이를 위해 각국이 국책연구소와 민간연구소를 지정,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키로 했다. 이 합의는 3국간의 공식적인 첫 역사적인 합의로 한.중.일 경제협력체제확립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중국의 WTO가입에 따른 3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협력방안을 강구키로 했으며 30일부터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WTO 뉴라운드협상에도 공동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결국 경제 비중과 기술수준, 이해관계의 상충, 문화적 차이가 상존한 동북아 3국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동북아 경제블록화'로 가는 첫발을 내 디딘 셈이다.
마닐라.李憲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