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가 향후 정국 분수령

입력 1999-11-29 14:21:00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시한(30일)과 새해예산안의 법정처리시한(12월2일)이 몰려 있는 이번 주가 향후정국의 풍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래서 국회주변에서는 총재회담을 통한 일괄타결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 남궁진 정무수석이 신임인사차 29일 오전 한나라당의 여의도당사로 이회창총재를 방문함에 따라 여야총재회담 분위기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이총재도 이날 열린 총재단.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 "여야관계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정국을 풀어가는 큰 정치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며 여야총재회담을 수용할 뜻을 시사했다.

이총재는 "정국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변화가 있어야 하며 정직하게 정국을 풀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정국정상화의 필요성은 분명히 밝힌 것이다. 옷로비 의혹사건이 공직기강 해이로 번지면서 여권으로서는 정국수습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난마처럼 꼬여있는 정국을 풀기 위해 30일 귀국하는 김대중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카드를 제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우선 정치개혁특위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변경 등 핵심사안에 대해서는 전혀 진전을 못보고 있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이 소선거구제-정당명부제로 의견을 접근시키고는 있지만 자민련은 시한이 지나면 법대로 선거법을 표결처리하자는 입장이다새해예산안의 시한내 처리여부도 불투명하다. 정부와 여당은 92조9천2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숨겨진 국정원예산 등 5조3천600억원 정도는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정치현안과의 연계 방침을 분명히하고 있어 시한내 처리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한나라당 정창화 정책위의장은 이날 "부별심의와 계수조정 등의 예결위일정을 끝내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며 시한내 처리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직동팀 보고서의 유출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옷로비 사건에 대한 여야의 대응자세도 향후정국의 가늠자다. 한나라당은 특별검사가 옷사건의 축소.왜곡까지도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활동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특검법개정안을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여권은 결국 이날 한실장의 예방인사를 통해 총재회담을 제의, 사직동팀문제와 언론대책 국정조사권 발동, 선거법개정, 새해예산안 처리와 정형근의원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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