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는 통화중'

입력 1999-11-29 00:00:00

화재, 구조·구급신고를 접수하는 119 등 일부 긴급전화가 교환대 부족으로 '통화중'상태에 걸리면서 신고를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잦아 교환대 확충 등 신고접수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모(39·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는 지난 26일 아침 6시쯤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보성은하아파트 뒷문앞길에서 발생한 승합차와 자전거의 충돌사고로 자전거 운전자가 크게 다친 것을 목격,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119를 돌렸다.

그러나 서씨를 비롯, 서씨의 부인, 승합차 운전자 등 여러명이 번갈아가며 1시간여동안 119로 전화를 했지만 안내음성만 흘러나올뿐 통화가 되지 않았다. 결국 구급차를 기다리다 못한 주변 사람들이 다른 차량을 이용, 다친 사람을 병원으로 옮겼고 서씨는 아침 7시10분쯤 대구 달서소방서의 일반전화번호를 찾아낸 뒤에야 소방서와의 통화가 가능했다.

서씨는 "1시간이 넘도록 119신고가 되지 않는다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량의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며 "119 불통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구시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내의 119신고는 행정구역별로 설치된 소방서로 들어오지만 각 소방서 상황실에 설치된 교환기가 1대뿐이어서 신고가 폭주해도 1건의 신고만 접수가 가능해 일시에 신고가 몰릴 경우, 통화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범죄신고를 접수하는 112전화도 대구지방경찰청 지령실로 통합접수되지만 이 역시 한꺼번에 4건의 신고밖에 받지못해 대구시내 전체에서 일시에 신고전화가 몰리면 즉시통화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실제로 탈옥범 신창원 검거 이전 신창원 관련 방송보도가 나오면 일시에 제보전화가 쏟아져 112전화가 통화대기에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 정작 급한 신고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대구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조만간 통합상황실을 설치, 신고접수를 소방본부로 일원화하고 교환원이 전화를 받지 않고도 신고가 접수되는 자동응답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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