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난기류 교차 '두얼굴의 사회'-갈곳없는 노숙자

입력 1999-11-27 14:57:00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동절기가 시작되자 노숙자 관리가 사회적인 문제로 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노숙자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정부 지원금 외에 민간에서도 만만치않은 후원금이 나왔으나 올해는 이마저 크게 줄어들어 노숙자들은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전망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11월 현재 지역의 노숙자는 노숙자 쉼터와 중앙공원, 동대구역 등에 거주하는 230여명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300여명 보다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간 노숙자 지원단체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00~400여명 선이 될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일부 노숙자들이 직장 및 가정으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외형적인 경기 호전과는 달리 중소기업 관계자나 자영업자들이 몰락하면서 새로운 노숙자 계층에 편입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노숙자 쉼터 '길 찾는 사람'들의 경우 지난 연말에는 월 200만원에 달하던 후원금이 현재는 50만~70만원으로 줄어 식비와 난방비 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쉼터에 수용된 노숙자들 보다는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노숙자들이 더 큰 문제다. 25일엔 대구시 북구 칠성동 ㅇ여인숙 옆에서 노숙생활을 해온 이모(35)씨가 길거리에서 자다가 숨진채 발견되기도 했다.

민간 노숙자단체인 길찾는 사람들 관계자는 "사회보장제도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 우리 나라에서는 이웃이나 친지의 도움이 실질적인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며 "더이상의 정부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 후원금이 급감하면서 관련 단체들의 재정난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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