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보고서 유출 여권 반응

입력 1999-11-27 00:00:00

여권은 옷 로비사건과 관련, 관련자들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사직동팀의 최종 보고서 파문으로 26일 박주선 청와대법무비서관 경질로 이어지자 당혹스런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옷 로비 사건의 불똥이 청와대 안방으로까지 번짐으로써 권력형 비리의혹으로 비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 보고서를 입수한 박시언 전신동아그룹부회장이 여권 핵심인사들과 교분이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각적인 로비를 했을 것이란 의혹과 관련해선 이를 강력 일축하는 동시에 야당의 무책임한 공세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키로 하는 등 맞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측은 박비서관 경질을 통해 파문확산을 조기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그럼에도 박시언씨가 이 사건에 개입돼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자칫 박시언 로비설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때문인 듯 박준영 청와대대변인은 "박비서관이 벌였던 내사의 당초 목적이 로비를 받았느냐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라며 "김태정 전검찰총장 부인 연정희씨가 남편에게 누가 될까봐 거짓말을 함으로써 사건이 복잡하게 된 것같다"고 화살을 연씨 쪽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만섭 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은 이날 KBS라디오 대담프로에서"한 가정에도 자식이 많다보면 사고내고 부모 속을 썩이는 경우가 있는데 나라를 운영하다 보면 비슷한 사건이 있다"고 곤혹스런 심경을 피력한 뒤"잘못이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남자든 여자든 법에 따라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시언씨와의 교분설에 대해 권노갑고문과 한화갑총장 등 동교동 핵심들과 박상천총무 등은"박씨를 만난 적이 없다"거나"전화통화 조차 한 일이 없다"는 등 강력 부인하고 있다.

반면 박지원 문화관광장관은"과거 미국 거주당시 한 두번, 청와대 공보수석 취임 후 3차례 만났다"고 밝히면서도"대한생명과 관련한 로비를 받은 적이 없으며 이에 대한 의견교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장관은 또 박씨와 김대통령간의 친분설을 의식한 듯"김대통령이 미국 망명 당시 그를 몇 번 만났지만 대통령 당선후엔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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