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씨 일문일답

입력 1999-11-25 14:38:00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장관은 24일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와 함께 서울 도곡동 옷로비 특검 사무실 출두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제의 문건을 (자신이) 아내에게 준게 맞다" 며 "그러나 문건출처는 밝힐 수 없다" 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건을 부인에게 주었나.

▲내가 준게 맞다.

-문건은 누가 작성했나.

▲검찰총장은 여러 루트의 첩보망과 정보망을 갖고 있다. 당시 내 개인에 관한 음해성 루머가 많아 관련 루머는 즉시 보고되도록 했다. 그러나 검찰조직의 장래를 생각해 (출처는) 안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문건은 어디서 작성된 것인가.

▲솔직히 기억이 안난다.

-사직동팀 아닌가.

▲아니다. 사직동팀에서 직접 받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조사과 첩보'라는 가필은 누가 했나.

▲내가 쓴 건지 잘 모르겠다. 딸들이 보고 내 글씨 같다고 하고 아닌 것 같다고도 하더라. 필적감정이 필요하면 해 보고 싶다. 받으면서 내가 쓴 건지, 이미 써져있었던 것인지 기억이 알쏭달쏭하다.

-청와대쪽에서 받은 것은 아닌가.

▲아니다.

-사직동팀 내사 시작은 언제 들었나.

▲사직동 팀이 경찰아니냐. (아내를) 수사한 점에 대해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했다. 항의하려고도 했는데 오해를 받을까봐 엉거주춤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었다. 그래서 집사람 조사받는 것도 몰랐다. 알고 있었으면 얼마나 치욕스런 일이었겠나-문건을 받은 시기는.

▲한꺼번에 받은 게 아닌 것 같다. 아마도 따로따로 받은 것 같다. 그것은 공적인 문건이 아니라 개인적인 문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문건을 부인에게 전달한 시기는.

▲한국병원에 처가 간게 1월21일인 것으로 미뤄 1월20일로 짐작된다. 처가 조사를 받고 온 뒤 얘기를 듣고 화가나 문제의 문건을 가방에서 꺼내 '이걸 읽어보고 얘기하라'며 내던졌다.

그때 내가 폭언을 해 아내가 기절하고 딸들이 울고불고하는 등 집안에 난리가 났었다. 그때 그 문건을 바로 회수하지 못한 게 내 불찰이다. 지금 나한테는 없다. 집에 파쇄기가 있어 모든 문건을 파지해 왔다. 처가 그 이후 병원에 가져가게 된 동기나 유출과정에 대해서는 특검조사에서 진상을 밝힐 것이다.

-집어 던진 문건이 공개된 문건과 같은 건가.

▲내용을 봤는 데 동일한 게 틀림없다.

-(연씨에게 질문) 호피무늬 반코트를 산 것이 아닌가.

▲(김 전장관이 대신 답변) 지금 집사람은 말을 못한다. 진짜 실려온 것을 몰랐고 한참후 발견한 것은 틀림없다. 어느 행사에 가다가 차에서 라스포사에 전화해 선택하지도 않았는 데 왜 보냈느냐고 하니까 정일순 사장이 "400만원에 가지라고" 해 비싸다고 그러니까 150만원에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말을 듣고 딸들도 있고해서 가지려고 했다고 아내가 어제 고백했다. 그런데 신정을 쇠는 데 교회쪽에서 사치스럽게 하고 다닌다는 말이 돌아 '조심하라'고 얘기한 후 뜨끔해서 돌려준 걸로 알고 있다. 그말 안했으면 그냥 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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