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순씨 이희호여사 만나" "예결위를 정치선전장 이용"

입력 1999-11-24 15:14:00

◈옷로비 예결위로 불똥 본안 뒷전 치열한 공방

옷 로비사건의 불똥이 예결위로 튀었다.

예결위는 23일 밤늦게 여야간에 옷 로비사건 관련, 공방을 치열하게 전개하는 바람에 여러차례 정회를 거듭하다가 24일 새벽까지 진행됐다.

한나라당 이규택의원은 "문건(내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초기부터 이 사건을 알고 있었고 정일순사장이 대통령 부인을 만난 것으로 되어 있다"며 김종필총리와 박주선 청와대법무비서관의 출석을 요구했다. 같은 당 권오을의원도 "청와대와 김태정 전법무장관이 여인들의 청문회 위증을 유도했다"며 "어떻게 이같은 정권과 청와대를 믿고 예산심의를 할 수 있느냐"고 공박했다.

이에 국민회의 정희경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예결위를 정치 선전장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총리가 나온다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맞섰다. 결국 여야 간사와 장영철 예결위원장이 정회끝에 총리 출석에 합의하고 오후 들어 예결위를 속개했으나 권의원이 제기한 국정원 예산안을 둘러싸고 다시 여야는 격돌했다.

또 이날 밤에는 한나라당 이신범의원이 "강인덕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가 김전장관 부인 연정희씨로 부터 받은 '청와대사직동팀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에 쓰인 '조사과 첩보'라는 필체는 박법무비서관의 필체와 동일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재연됐다.

이의원은 "박비서관이 쓴 것으로 보이는 필체와 이 문건의 필체를 육안으로 비교한 결과 동일인의 필체였다"고 주장하고 "한나라당이 입수한 서류에는 박비서관의 서류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명과 날인이 찍혀있으므로 공식적인 감정기록을 통해 정밀대조하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정창화 정책위의장은 24일 총재단·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 "이의원이 예결위에서 밝힌 박비서관의 필체는 여수지청 재직시절의 검찰조서 필적을 대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24일 예결위에서도 옷 로비사건 특검팀에 김태정씨 부부가 자진 출석한 것을 계기로 옷 로비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여 예결위는 파행운영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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