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성호사설 번역 출간

입력 1999-11-23 14:05:00

성호 이익(李瀷.1681~1763)은 평생 초야에 묻혀 경전을 재해석하고, 사회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개혁하고자 실학을 연구하는데 몰두한 인물이다. 그의 수많은 저작물 중 하나인 '성호사설(星湖僿說)'이 한길사에서 번역돼 나왔다.

조선 영조때 실학자로 경세치용학파의 거장인 이익의 '성호사설'은 독서를 하거나 사색을 통해 터득한 독자적인 생각을 비망록 형식으로 그때 그때 기록해둔 것을 모은 책이다. 사설(僿說)은 '소소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일종의 만록(漫錄) 내지 잡저(雜著)에 해당한다. 이 책은 모두 30권 30책으로 5문(門), 3천 7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성호사설'에는 그의 학문태도와 사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천문과 지리에 대한 내용을 담은 '천지문(天地門)'에서는 중국에서 들어온 서양의 천문, 역법, 지도 등을 통해 서양의 자연과학 사상을 적극 수용하려 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또 인간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온갖 사물에 대해 변증해 놓은 글로 이뤄진 '만물문(萬物門)', 정치.경제.사회.제도 등 인간사의 제반 문제에 대해 피력한 '인사문(人事門)'을 통해 그의 경세론적 실학사상을 살펴볼 수 있다.

'경사문(經史門)'은 성호의 경전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광범위한 고증을 통한 탁견을 엿볼 수 있으며, '시문문(詩文門)'은 시문에 대한 고증과 비평을 다뤘다. 독자들은 '성호사설'에서 합리적 사고와 고증적 태도로 변화를 추구한 이익의 실학자다운 면모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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