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 위주 '밀라노 프로젝트' 시정을

입력 1999-11-23 14:36:00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는 22일 각각 99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시작했다. 시의회에서는 이날 내무위의 기획관리실 감사 등 4개, 도의회에서는 건설위의 건설도시국 감사 등 6개 상위가 열렸다. 23일에는 시의회 건설환경위가 종합건설본부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도의회 산업관광위가 문화체육관광국 등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특히 이날 시의회에는 14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모니터요원들이 감사장을 지키며 의원들의 출석률과 회의 참여도, 그리고 공무원들의 답변 자세 등을 일일이 체크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의회

○…내무위에서 오남수의원은 1억원 이상 고액체납자에 대한 시효가 5년으로 돼 있는데 기간도 지나지 않아 결손처리한 규모가 24억원으로 징수율이 낮은 이유를 따졌다. 손병윤의원은 대구시의 금고인 대구은행의 예금금리가 타도시의 시금고보다 거의 전 항목에 걸쳐 낮은 이유를 묻고 대구은행 측에 이에 대한 시정을 촉구할 것을 제안했다.

○…문교사회위에서 강성호의원은 시가 30억원이나 지원하는 관광정보센터 사업이 지원금의 조기 지급으로 공예품조합 측에 이자수익만 수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를 안겨줬다며 이에 대한 환수를 촉구했다. 백명희의원은 문예진흥기금의 지원대상과 액수가 심사위원의 호·불호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다.

○…산업교통위에서 이신학·이진호·유승백의원 등은 민간단체보조금 집행내역 가운데 업무추진비·통상진흥비·지도교육비·정보획득비·간접연구비 등 용처가 불분명하고 중복성 항목이 너무 많다며 분명한 지침과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상기·박성태의원은 밀라노 프로젝트가 다품종·소량생산을 기치로 내걸면서도 대형업체에 지원이 편중되고 각종 단체에도 대기업만 참여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하고 대형 패션몰의 등장에 따른 봉제·디자인·부자제 산업의 육성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윤혁주의원은 26억3천만원이나 들여 2천790명을 훈련시킨 고용촉진훈련이 실제 취업자는 140명에 불과한 등 성과가 미미하다며 개선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건설환경위에서 이덕천의원은 대구시가 효목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관련, 시공업체인 보성과 조합 측의 갈등을 조정하지도 않고 600명에 이르는 일반 분양자들의 의견도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시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을 촉구했다.정만식·김용보의원은 시가 월배 비상활주로 및 탄약고 부지 매각대금 400억원을 내년도 세입으로 계상했지만 아직 매각되지도 않았고 개발계획도 안 된 상황에서 세입예산으로 계상하는 것은 무리한 예산편성이라고 지적했다. 김석환의원은 시의 외곽지에 새로운 택지사업지구만 치중해 개발할 것이 아니라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서도 주거불량지구에 대한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李東寬기자

■경북도의회

○…건설위의 건설도시국 감사에서 박성만(영주)의원은 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자료로 요구한 '99년 건설사업 중 설계나 시공부실로 인한 재시공 또는 보수공사 내역'란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된 것과 관련, 부실자료라고 반박했다.

박의원은 신문자료를 들이대며"칠곡군 동명면 기성리 팔공산순환도로 확장공사구간에 당초 공사계약금 외 수해복구비로 8억여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따졌다.

박의원은 또 도내 발주 9개 구간 도로공사 의무하도급 현황자료와 관련, 삼부토건이 낙찰받은 안강-청령과 진량-하양간 도로사업의 낙착률(예정가/낙찰액)만이 90%를 상회하고 있는 까닭과 여타 공사의 낙찰률이 60~70%선의 낮은 낙찰률을 보이고 있는 이유 등을 물으며 전자는 담합가능성을, 후자의 경우엔 부실공사의 우려를 제기했다.

○…산업관광위의 경제통상실에 대한 감사에서 김시영(비례)의원은 도가 직접관리하는 자동차검사소의 민간위탁허가 계획과 경북통상 운영실태 등을 물었고 김만영(예천)의원은 소양교육만 하는 경북운수연수원의 지원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한편 건설위와 산업관광위는 이날 질의만 한 채 현장확인 등이 끝나는 29일 집행부 일괄 답변이 이뤄지게 돼 감사 첫날부터 느슨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따라 이날 건설위 감사는 질의를 끝낸 의원들이 하나 둘씩 회의장을 빠져 나가 이날 산회직전엔 총 10명의 위원 중 김종섭 위원장을 비롯, 김정수·김준영·이태조·현명진·황윤성의원 등이 자리를 비웠고 박성만·이상효·윤상주의원 만이 참석, 회의가 진행됐다. 또 교사위의 보건환경연구원 등에 대한 감사는 감사기관이 많다는 이유로 업무보고만 듣는 것으로 첫 날 일정을 싱겁게 마쳤다.

○…한편 의원들은 총 30개 감사 대상 기관에 대해 모두 722건의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요구했으나 집행부 측이 그 자료를 각 상임위별로 20부씩 한정시켜 배포, 행정 비밀주의의 전형이란 빈축을 샀다. 이와 관련, 집행부 수뇌부 측의 자료 통제'엄명'이 있었다는 전언이어서 시대에 뒤떨어진 리더십이란 비난도 일었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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