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흠집내기" 폭로전 격화

입력 1999-11-23 00:00:00

정치권의 폭로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폭로전은,여야가 서로 상대방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면서 일부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일단 까발리고 본다"는 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보전쟁을 방불케하는 폭로전은 각종 의혹사건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는 상황과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언론문건 및 재선거 관련 문건 공방에 이어 이번주 들어 여야간 공방이 치열해진 대목은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의 사설정보팀 운영설. 지난주 정의원의 사설정보팀 운영의혹을 폭로한 국민회의 김영환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의원은 장안동 모 빌리지에 00교역이란 위장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과거 안기부 재직 중 구축한 인맥을 활용해 각종 정보를 수집해 왔다"며 제2정보팀 운영설을 추가 폭로했다.

김의원은 덧붙여 "한나라당과 정의원이 이를 다시 부인한다면 추후 구체적인 사실을 밝힐 것"이라며 "사설공작팀의 존재와 활동내역, 자금출처,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밝히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정의원은 "장안동에는 가본 적도 없으며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맞받았다. 이에 앞서 22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도 정의원은 김의원이 주장한 여의도 개인정보사무실 운영설에 대해 "들은 적도 가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언론문건 파문 뒤 오랜만에 당 공식행사에 참석한 정의원은 또 서경원 전의원 사건 등 자신이 국정원 재직시 벌인 수사와 관련한 일부 문건을 제시하며 필요할 경우 대여 반격에 나설 뜻을 비쳤다. 이날 부산.경남지역 한나라당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준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정의원은 "YS가 나서서 도와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대여 공격수 이신범의원은 22일 국회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국정원의 건축사업 업체 선정에 청와대와 총리실,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압력을 넣었으며 이종찬 전원장은 총리 등의 이런 압력을 비판했다던데 사실 여부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의원은 총리실 측이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면서 "이의원이 속기록에서 스스로 삭제하지 않는다면 형사고발을 포함한 법적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반발하자 자신의 발언 중 '김종필 총리'부분을 삭제하는 데 동의했다.한편 한나라당 이사철 대변인은 23일 "간첩 서경원이 마침내 통일 운동가로 둔갑했다"며 "앞으로는 밀입북했다 돌아오는 사람에게는 통일운동가로 표창장을 줘야겠다"고 비꼬았다.

徐泳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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