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 중선거구제 관철

입력 1999-11-19 14:52:00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연일 중선거구제 관철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박총재의 중선거구제 관철 의지는 선거법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한 지난 15일 여야 총무회담 이후 더욱 강해졌다. 연이틀 가진 당무회의에서 자파를 총동원해 중선거구제 당론을 재확인한 후 18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도 이를 밀어붙였고 19일 낮 여의도 전경련회관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중선거구제 도입에 당력을 모아 줄 것을 호소했다.

김대중대통령과의 독대 후 박총재는 밝은 표정을 되찾기도 했다.

그러나 박총재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박총재는 "내각제는 우리가 힘이 없어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중선거구제는 똘똘 뭉칠 경우 기필코 관철시킬 수 있다"며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같은 주장이 당 내에서 조차 큰 호응을 불러오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남권 의원과 자파 인사들의 경우 18일 당무회의에서 박총재에게 기립박수를 보낼 만큼 뒤를 받쳐 줬지만 충청권과 타지역 출신 의원들은 다르다. 이날 당무회의에 충청권 소선거구제 주창자들은 대부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박총재의 한 측근은 "실제로 자민련 내부에서 조차 박총재에게 찬성하지 않는 의원들이 있어 문제"라며 "간단치는 않을 것"이라며 고민의 일단을 비쳤다. 이에 따라 박총재 측은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있는 충청권 의원들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중선거구제 도입시 지역구 감축이 불가피하지만 현역의원들에게는 가능한 공천을 보장해 주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한나라당내 중선거구제론자들을 겨냥한 유인 작업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총재의 중선거구제 관철의지는 주변에서 중선거구제가 안될 경우의 대책마련을 물으면 "김빠지는 소리 말라"며 말을 끊어버리는데서도 확연히 느껴지고 있다. 박총재 특유의 추진력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되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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