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 멤버 특기자 입학

입력 1999-11-17 00:00:00

이번 대학교의 수시모집 합격자중 고려대에 3인조 여성댄스그룹 SES멤버인 김모양이 뽑혔다고 한다. 이것은 한마디로 인기만 높다고 대학가는 전례를 남겼고 또 솔직히 대중가수가 노래 잘한다고 대학 갔다는 우스운 결과를 남겼다는 면에서 걱정이 앞선다.

고려대에서는 그녀가 노래를 잘하고 어학 실력도 있어서라고 설명했지만 대중가수의 노래 실력을 무슨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알 수 없고 외국어 실력이라는 것도 외국에서 조금 살다와 말 조금 잘하는 걸 특기라고 한다면 노래 조금하고 외국만 나갔다 오면 누구나 명문대학에 갈 수 있다는 말인가. 차라리 고려대에 음대나 있다면 그나마 이해가 되지만 고려대엔 음대도 없다. 그야말로 선발기준도 모호한데 단지 그녀의 인기에 의존해 입시를 홍보수단으로 삼은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벌써부터 나도 가수돼서 대학갈래, 또는 나도 외국 보내줘…갔다와서 노래만 조금하면 일류대 갈수 있잖아…라며 보채는 아이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연예인이라고 무조건 자질을 의심하는건 나쁜 선입관이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는 문제는 이나라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바라보고 겪는 일이므로 절대다수의 공감대속에 인정받는 특기자여야 되지만 솔직히 이번 김양의 입학은 너무나 선발기준이 모호해 씁쓸하다.

지금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성적 올려주려고 시험도 쉽게 내고, 또 학생들 사이에서는 꼭 공부는 못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 기형적으로 퍼져 학교수업이 무너지고 학교의 기능이 붕괴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일을 보건데 정말 걱정스럽다. 모든 입시관계자의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김현주(참교육 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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