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보건소 유영아소장

입력 1999-11-16 15:34:00

대구 남구보건소 유영아(兪英雅·45·여)소장은 전국에서 유일한 치과의사 출신의 보건소장이다.

경북여고와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경북대 치대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유소장은 지난 79년부터 4년간 개원의 활동을 잠시 했으나 공공의료기관 진료의사로서 활동이 의료계 생활의 주된 이력이다. 82년 대구 수성구보건소에 처음 몸을 담은뒤 줄곧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해온 그녀를 두고 의료계선 '집념의 의사'로 부른다.

치과방사선학 분야에서 나름의 노하우를 확보한 유소장이 대구시 서구 내당동에 남편과 함께 개원했던 의원의 문을 닫은 것은 "소외계층의 공공의료 수혜폭과 질을 한차원 높여야 한다"는 의사로서의 평소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월부터 남구보건소장직을 맡아오고 있는 그녀는 "의사나 보건직공무원이 보건소장을 할 수 있다"는 보건소법 시행령(제3조 1항)이 잘못됐다며 이의를 제기, 치과의사와 한의사도 보건소장이 될 수 있게 한 주인공이다.

유소장은 의사에는 치과의사·한의사가 포함되는데도 의사만 보건소장직에 임명해 온 모순점을 지적, 혼자 힘으로 4년간 보건복지부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찾은 끝에 97년 관련법시행령 개정과 함께 치과의사와 한의사가 보건소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것이다.

오랜 투쟁(?)끝에 지역 보건행정 사령탑이 된 그녀는 그동안 꿈꿔왔던 저소득 및 소외계층을 위한 지역보건 모델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다.

유소장이 곧 선 보일 작품은 '구강보건센터'. 치과의사답게 남구보건소를 구강질환 예방사업의 메카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다음달 전국 최초로 '구강보건센터'를 연다. "보건소 본연의 역할인 구강질환을 비롯 각종 전염병 예방사업에 힘쓸 것 입니다. 특히 저소득층·소외계층·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불소도포·치아홈메우기·스케일링 등 충치와 치주질환 예방사업을 펼 것입니다"

38평 규모에 장애인을 위한 이동식 치과진료세트 등 치과기기를 갖춘 구강보건센터의 진료와 처치는 경북대 치대·보건전문대생들에게 맡기는 한편 무료진료에 나서는 치과의사들에게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 치과기기를 지원할 생각이다.

앞으로 중류층으로까지 공공보건을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그녀는 "구강질환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상수도불소화·치아의 중요성 인식·치과의사와의 협조·구강보건교육 등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