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별세한 영화배우 최무룡(71)씨는 그 자신이 바로 한국 영화사(史)였다.
'오발탄''빨간 마후라''돌아오지 않는 해병'등 5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주연급 영화만도 230여편에 이른다. 최근에는 악극 '아리랑'에도 출연해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60년대 신영균 남궁원과 함께 남자 배우 3인방중 하나였던 그는 날카로운 눈매, 이지적인 외모와 깔끔한 매너로 수많은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당시 중앙대 법대를 졸업한 보기 드문 인텔리 배우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남편감'으로 이름 높았다.
'천의 얼굴'이란 별칭답게 영웅적인 남성상, 순정파 남편등 다양한 역을 소화했으며 이러한 이미지 때문에 염문도 유난히 많았다. 본처인 강효실씨와의 이혼에 이어 김지미 현 영화인협회 이사장과도 염문을 뿌렸다. 특히 김씨와 헤어지면서 남긴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렸다.
강씨와의 사이에 얻은 아들 최민수씨를 뒤늦게 아들로 인정하는등 가정사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76년부터 5년 동안 미국으로 이민가 살다왔으며 귀국후에는 영화사를 차려 재기를 노렸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88년 13대 총선에서 김종필 당시 공화당 총재의 추천으로 파주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로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4년에 토지 사기 혐의로 구속되는 등 인생 후반기까지 힘든 역정은 계속됐다.
숱한 영화의 주인공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던 그는 11일 심장마비로 '돌아오지 않는 해병'처럼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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