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들 아직 IMF한파

입력 1999-11-11 15:31:00

지역업체들의 'IMF 벗어나기'가 부진, 98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토지공사에 매각한 3천여억원 상당의 기업 부동산을 재매입한 경우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 건설, 유통, 섬유, 기계 분야 50여 업체들은 지난 98년 우선 매입권을 조건으로 3차례에 걸쳐 130여필지 34만여평(외지 본사 지역부동산 포함)을 토지공사에 매각했다. 당시 업체들은 공시지가의 70~80%선에서 토지를 매각하고 최장 3년까지 6개월 단위로 우선 매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선 매입권을 행사한 경우는 한 건도 없는 실정이며 향후에도 재매입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7개 필지는 우선 매입권 포기 절차를 거쳐 외지 업체에 매각됐다.

지역업체들이 이처럼 사업부지로 확보했던 중대형 부동산의 재매입을 포기함으로써 향후 영업 기반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사업성이 좋은 부동산의 재매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채권 금융기관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역업체 한 관계자는 "영업실적이 좋아져도 상당수 업체가 은행권 관리를 받고 있어 재매입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사업기반이 축소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선 매입권을 활용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지공사 대구경북지사는 우선 매입 의사가 없는 부동산 중 원매자가 나타난 일부 부동산을 공개 매각하고 내년부터 저평가된 부동산을 처분, 자체 부담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매각한 기업이 부동산 재매입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가 거의 없다"며 "재매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토지공사도 처리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