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대담 왕전즈

입력 1999-11-10 14:33:00

"1천개의 홈런을 날려 세계의 홈런왕이 돼주시오"

일본프로야구의 홈런왕 왕전즈(王貞治)가 국내프로야구 한시즌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삼성)에게 아낌없는 충고와 격려를 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올시즌 일본시리즈 우승팀 다이에 호크스의 사령탑인 왕전즈 감독은 9일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99한·일프로야구 슈퍼게임 3차전에 앞서 공영방송인 NHK의 '홈런대담'에 출연, 이승엽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타격지도까지 했다.

대담 뒤 이승엽의 타격 연습을 지켜본 왕전즈는 "듣던대로 아주 훌륭한 타격폼을 지녔다"고 칭찬한 뒤 "몸이 유연해 백스윙에 이어 방망이가 나오는 순간 회전력을 잘 이용하고 임팩트 할 때는 부드러운 손목을 쓰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개인통산 868홈런으로 홈런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왕전즈 감독은 "23세의 젊은나이에 대스타의 반열에 올랐으니 몸관리만 잘하면 앞으로 20년이상 선수생활이 가능하다"고 충고한 뒤 "1천홈런을 날려 새로운 기록을 세워달라"고 격려했다.

왕전즈 감독은 홈런타자로서 느끼는 중압감과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홈런타자는 주위 사람들로 인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본인 스스로 강한 의지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충고한 왕 감독은 "내 경험상 슬럼프때는 경기전보다 경기 후에 타격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왕감독과 대담을 나눈 뒤 "전설적인 홈런타자를 만나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그에 버금가는 홈런왕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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