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의 모든 걸 보여드립니다

입력 1999-11-05 14:19:00

박쥐는 정말 피를 빨아먹을까. 캄캄한 동굴 속에서 어떻게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을까. 박쥐가 장수하는 이유는? SBS(TBC)가 다음 주(9.10일 밤 10시55분) 방송할 창사 특집 2부작 다큐 '한국의 박쥐'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지난해의'한국의 패류'이후 오랜만에 내놓은 자연 다큐. 제작진이 지난 일년 동안 특수 촬영장비를 짊어지고 전국 120여개 동굴과 폐광, 사찰 등지를 돌아 다니며 촬영한 필름이라 볼만하다.

토끼박쥐, 평남 졸망박쥐 등 희귀종을 비롯해, 국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25종 가운데 17종의 생태를 카메라에 담았다. 동굴 벽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단 동면 모습, 근접 촬영한 박쥐의 얼굴, 새끼를 키우고 먹이를 잡는 동작을 세세히 볼 수 있다.

서양에서는 '흡혈귀' '이중인격자'라는 꼬리표가 붙는 불길한 동물이지만 우리 조상들은 그렇게 두려워 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선시대에는 장신구나 옷감과 가구 등에 문양으로 새겨넣으며 복을 빌고, 재물을 지켜 줄 것을 기원했다.현대에도 박쥐의 생태는 인간을 이롭게 하는데 응용되고 있다. 초음파 진단기, 어군 탐지기, 유도미사일에 이용되는 초음파는 박쥐에게서 배운 것이다.

박쥐 생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편견을 바로잡으려는 따뜻한 시선이 깔려 있다. 최초로, 또한 마지막으로 하늘을 나는데 성공한 젖먹이 동물을 인류가 너무 푸대접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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