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입력 1999-11-02 14:01:00

단풍과 낙엽, 그리고 스산한 바람은 유난히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요인들이다.

정상인들은 옷을 알록달록 갈아입은 가을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지만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낭만적인 가을 타기가 아니라 바짝바짝 죄여오는 고통 때문에 한시간이 1년처럼 느껴진다.

늘 이맘때면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 울적해진다. 가을에 부쩍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햇볕을 2주이상 보지 못하면 울적해지기 마련. 만물의 에너지원인 햇볕이 사람의 활력과 정서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벼운 우울감정 또는 부모나 배우자가 죽음을 맞았을 때 깊은 슬픔에 빠지는 것은 이유 있는 우울감정으로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통제 불능상태의 '우울증'은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까지 한다. 심지어는 자기는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범죄로 까지 발전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회적 역할·가까운 사람·경제능력·사회적 또는 정신적 지지·건강·인지기능·자율성 등을 상실할 때 우울해 지는 반면 뚜렷한 이유없이 우울을 안고사는 사람(동양의학에서는 우울체질로 분류)도 적지 않다.

우울증은 요인이 환경이든 유전과 같은 내적 요인이든 간에 뇌의 신경전달 물질 분비에 이상이 일어나 생기는 병이다. 사람의 뇌에는 정서와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노아에티네플린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에서는 정상인보다 이 물질 분비량이 적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우울증에 쉽게 노출되는데 이는 남성은 감정을 발산하는데 비해 여성은 안으로 삭이기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 변화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대개 이혼 또는 별거하거나 배우자가 먼저 죽을 경우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평온하던 상태가 깨질때 그만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되기 때문이다.

이런 우울증은 감정변화에 그치지 않고 △흥미를 잃고 △만성 피로감을 가지며 △집중력·주의력·자신감이 줄고 △죄의식과 쓸데없는느낌에 시달리며 △착각에 의해 판단착오를 자주 일으키며 △죽음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히는 등 신체 증상을 호소하게 되고 실제 몸이 아픈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우선 잠을 못자고 잘 먹지를 못한다(환자의 80%). 드물게는 수면과다증과 폭식증을 보이기도 하며 성욕이 사라진다. 이밖에도 두통·요통·근육통·흉통·메스꺼움·구토·변비·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우울증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증상의 경우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문제를 남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다.

가족이나 배우자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인내를 갖고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 그 어떤 충고나 위로보다도 좋다. 또 정신이상자로 취급될까봐 병원을 기피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점을 상기시켜 치료를 받도록 해야한다.

단음식을 삼가고 육류를 적게 먹으며 생선과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주식으로 하고 물을 하루 8잔이상 마시는 것을 생활화 해야 한다. 햇볕을 20분 이상 쬐며 적당한 운동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담배를 끊는 것도 증상을 더는 지혜가 될 수 있다.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신경정신과 박영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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