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병역의무 사상 첫 공개 의미

입력 1999-10-29 15:05:00

고위공직자들의 병역사항이 사상 처음으로 공개됐다.

병무청이 29일 국회의원과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의 병역이행 사항을 관보에게재함으로써 지도층 인사들의 병역의무 이행여부가 만천하에 드러난것.

건국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관보공개는 지탄의 대상이 된 우리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병역의무 기피현상을 차단, 투명한 병무행정이 뿌리내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병역면제자들의 면제사유 중 절반이상이 '질병'이고 국회의원및 이들의 직계비속의 면제비율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면제사유를 철저히 규명, 국민적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번에 병역사항이 공개된 고위공직자 본인 및 직계비속 1만2천674명 가운데 병역면제자는 모두 1천712명으로 전체의 13.5%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외형적으로는 일반인의 병역면제비율 36.5%에 비해 훨씬 낮은 셈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주로 저학력과 유죄판결에 따른 복역, 고아, 생계곤란 등으로 병역면제를 받는데 반해 고위공직자 및 직계비속의 면제사유는 질병이 53.8%로나타나 이들중 상당수는 병역의무를 고의기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고위공직자와 이들의 직계비속은 일반인에 비해 학력수준이 월등히 높고 영양상태도 양호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인데 질병으로 인해 군입대를 면제받은 사례가 절반이 넘는다면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방부의 병무비리 수사당시 가장 손쉬운 병역면제 수법으로 드러난 수핵탈출증(척추디스크) 등 외과질환과 안과질환이 공직자 본인 및 직계비속의 경우 각각 40%와 60.6%를 차지한 것도 이런 병역기피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고위공직자중 4명은 우울증이나 자폐증 등 정신과질환으로 군입대를 면제받았으며 직계비속 정신질환자가 7명이 된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병역신고 대상자 가운데 국회의원은 전체 298명중 28.2%인 81명이 면제조치를받아 다른 공직자에 비해 많았으며 이들 직계비속의 면제율도 공직자 전체의 직계비속 평균 면제율 10.1%의 두배에 가까운 1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국회의원들이병역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