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의원 일문일답

입력 1999-10-29 15:09:00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28일밤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언론대책' 문건 전달자가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 차장임을 밝히면서 "여권이 공작을 하고 있고 (이 차장이) 공작에 이용되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차장이 스스로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찾아온 것을 어떻게 보나.

▲이종찬(李鍾贊) 전 국정원장과 상의해서 온 것으로 판단한다.

-이 차장과는 언제부터 아는 사이인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다.

-이 차장과 여권간에 접촉이 있었다고 보는 이유는.

▲본인이 말한 내용을 보면 그렇다.

-그렇다고 단정할 수 있나.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정 의원은 이 차장이 문건 작성자로 이강래(李康來)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목했다지만 이 차장은 이를 부인하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는 여러 정황상 앞으로 판가름이 날 것이다. 이 차장이 평소얘기했던 말을 뒤집는 것으로 미뤄 공작에 이용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내가 이 전수석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 문일현(文日鉉)씨가 문건 작성과정에 조력을 했는지는 아는 바 없지만 이 전 원장과 이 전 수석이 한팀이 돼서 일하고 있다면 작성 책임자가 이 전 수석이라고 확신했다.

-이 차장은 문일현씨와 아는 사이인가.

▲한번도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문건을 처음 접하는 순간 역공작일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았나.

▲나는 순수하게 받아들였다. 지금도 그점을 의심치 않는다.

-처음에는 제보자가 여권쪽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

▲기자들이 여권과 가까운 사람이냐고 물어서 가까울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지 내가 직접 그렇게 말한 바는 없다. 특히 이 전 국정원장과 각별한 사이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 차장이 이 전 원장의 측근으로 알고 있고, 지금도 수시로 만나는 것으로 안다.

-이 전 원장과 각별한 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의심하지 않았나.

▲나와도 매우 가까운 사이라서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문건을 건네면서 '언론인으로서 역겹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문건을 언제 입수했나.

▲그건 모르겠다. 이 전 원장이 이 차장을 불러 옷로비 사건으로 민심이 이반되고 특히 언론이 비판적으로 나와서 대응책 차원에서 문건을 만들도록 했다고 했다. 이 차장을 끝까지 보호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심히 자책감을 느낀다. 다만 공작에 이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했고 그가 스스로 자신이 제보자라고 총재에게 밝혔기 때문에 내게 말한 사실과 전혀 다른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 차장이 문건 폭로를 주문했나.

▲참고하라고 했다.

-문건을 건네받을 때 두사람만 만났나.

▲얘기할 수 없다. 만약 국정조사가 이뤄져 증언이 필요하다면 신빙성 있는 자료를 나름대로 제시하겠다.

-문건을 디스켓으로 받았나. 또 10페이지 짜리라는 얘기도 있다.

▲둘다 아니다. 문서이고 7페이지짜리다. 이 전 원장은 팩스로 받은 문건을 탈취당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팩스번호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 받은 것 그대로 공개했다.

-처음에는 제보자가 언론과는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다. 문건을 공개한 다음날 이 차장을 직접 만났다. 그는 '언론을 위해 잘하셨습니다. 이 정부가 많은 것을 느낄겁니다'라고 했다-이 차장이 정 의원 주장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는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이다. 어쨌든 제보자를 공개한 것은 평생 수치로 생각한다. 또 여권이 문건 전달자가 중앙일보 간부라고 허위주장을 하고 나와 중앙일보가 유착관계가 있는 것처럼 흘린데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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