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반대를 통해 독자 목소리를 키워 오던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28일 영남권 원내외 위원장을 은밀히 불러 모았다. 이날 모임은 박총재가 합당 반대와 중선거구제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독자세력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열려 관심을 모았다.
박총재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지역 원내외 위원장 18명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당초 박총재 측에서 원내 의원들만의 모임으로 계획했으나 마침 김종학의원 후원회에 원외 위원장들까지 참석하면서 원내외를 망라하는 모임이 됐다. 박준규 국회의장, 김복동의원, 후원회를 하고 있던 김종학의원, 월드컵 관련 행사로 불참한 박세직의원을 제외하고 의원 대부분이 참석했다.
이날 논의의 초점은 표면적으로는 중선거구제 관철이었다. 박총재의 중선거구제 관철의지를 외면한 충청권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 대한 성토도 있었다. 논의중에는 중선거구제 도입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그러자 곧바로 논의는 독자세력화 쪽으로 모아졌다. 김허남의원이 "차라리 (신당을 만들어)우리라도 하자"며 운을 뗐다. 게다가 박총재가 지난 14일 김대중대통령과의 주례회동 내용을 공개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가열됐다. 박총재는 "김대통령에게 영남권 의원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하는 내가 더이상 정치를 할 명분이 있겠느냐고 말했다"며 "그러자 김대통령도 이 사람이 굉장한 결심을 하고 있구나 라는 반응을 보이더라"고 소개했다.
이에 박철언.박구일의원 등은 "중선거구제와 선거공영제 등 정치개혁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전국에서 노선과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이날 모임은 중선거구제 관철을 위해 박총재를 중심으로 단결한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여차할 경우 독자적인 세력화를 모색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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