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 기자는 29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폭로한 다음날 그를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정 의원은 '우리는 이종찬-이강래 라인이 작성한 것으로 믿고 있는 것 아니냐'고 내게 유도성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날 오전 여의도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그것을 목도한것도 아니고 사실을 확인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항의하자 정의원은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이렇게 한번해야 정부도 정신 차리고, 언론도 각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28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단독면담 내용과 관련, "이 총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정 의원이 지나치게 앞서 나가니 자제토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이 총재는 충분히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 기자는 정 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할 당시 "문건의 내용상 국정원이 작성하고 청와대에 보고되지 않았겠느냐는 심증과 확신을 갖고 있었고 나와 정 의원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그렇게 분석하고 의견을 같이했다"며 "나와 정 의원은 이 정도라면 누가 작성한 것인지는 모르나, 여권에서는 이강래(李康來) 전 청와대정무수석이 만들지 않았겠느냐는 식으로 추정을 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자는 특히 정 의원이 자신에 대한 여권 공작설을 주장한 것과 관련, "어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의 최상주(崔相宙) 보좌관을 각각 만났으나 여야 어디로부터도 공작이나 제의를 받지 않았다"며 "그렇게 정 의원이 주장하는 것은 매우 불쾌하며 나를 공작정치의 희생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종찬 부총재 사무실에서 문건을 복사했을 당시에 대해 "안부편지라고 하는 것은 보지 못했고, A4용지 7장 분량의 팩스문건만 보았다"며 "안부편지가 있었다면 그때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 기자가 한 일인줄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특종 욕심을 내 이렇게까지 비화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자는 기자회견을 갖게 된 경위에 대해 "정 의원이 25일 폭로한 이후 인간적으로 너무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었다"며 "결국 해프닝으로 그치고 말 일이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이제는 왜곡 재생산으로 가게 돼 사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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