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기술자 이근안 자수

입력 1999-10-29 15:24:00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李根安·61) 전경감이 28일 오후 8시30분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자수했다.

이 전경감은 이날 오후 검찰에 자진 출두, 성남지청 당직검사실에서 자술서를 작성한뒤 29일 0시15분께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 부장검사)로 압송돼 철야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충북의 친지집에서 숨어살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정확한 은신처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씨는 "최근 동료들이 재판을 통해 비교적 가벼운 형을 받았고 나자신도 오랜 도피생활에 지쳐 자수하게됐다"고 도피 12년만에 자수한 동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전경감을 처음 본 성남지청 당직직원 김명진(35)씨는 "오후 8시30분께 머리가 허옇고 나이든 사람이 혼자 택시를 타고 들어와 '어떻게 왔느냐'고 묻자 '나 이근안인데 자수하러 왔다'며 주민등록증을 내밀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서울지검에 압송된 이유에 대해 "김근태 고문사건에 대한 내사를 서울지검이 하다 신병이 확보되지않아 이씨는 기소중지된 상태"라고 밝히고 "수배청이 서울지검이기 때문에 일단 신병을 서울지검으로 인도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근태 전국민회의 부총재와 납북 어부 김성학(金聲鶴·48·강원도 속초시)씨 등을 고문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으며 지난 88년 12월 이후 잠적해 은둔 생활을 해왔었다.

한편 이 전경감과 함께 근무했던 경기도경 공안분실 소속 전·현직 경찰관 8명중 6명이 지난 21일 법정에서 가혹행위죄 등을 적용받아 징역 1~2년 등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당시 장기간 도주중인 이전 경감은 선고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재판 시효가 2013년 10월까지로 이전에 신병이 확보될 경우 따로 재판을 받아야하는 처지에 놓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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