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남 서울지검 강력부장

입력 1999-10-29 14:28:00

서울지검 문효남(文孝男) 강력부장은 29일 "이근안(李根安) 전경감이 도피기간 대부분을 집에서 은신한 채 지냈으며 검문은 당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문 부장은 이날 0시15분께 이송돼 온 이씨를 밤샘 조사한 뒤 이씨 진술을 토대로 그간의 도피행각을 간략히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수동기는 뭔가.

▲납북어부 김성학씨 고문사건 재판을 받던 동료들이 지난 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는 것을 보고 죄책감을 느낀 것 같다.

심적으로 상당히 큰 고통을 겪었고 고문 혐의에 과장된 부분이 적지않아 잘못된 부분은 밝히고 처벌받아야 할 것은 처벌받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가족회의까지 열어 자수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한 고통을 겪은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하다.

-성남지청에 자수한 이유는 뭐라고 하나.

▲사건(김성학씨 고문사건 재판)이 그쪽에 있어서라고 했다.

-도피행각은.

▲처음 1년간은 주로 선그라스와 안대(마스크)를 이용, 변장을 한 채 기차를 타고 지방여행을 하는 수법으로 나름대로 도피원칙을 세워 도피행각을 벌였다. 이씨 자신이 경관이어서 어떤 사람이 검문을 당하는지 잘 아니까 말쑥한 차림으로 짐을들지 않고 여행을 다녔다.

도중에 검문은 한번도 당하지 않았다.

-주위로부터 도피자금을 제공받은 적은 없었나.

▲처음 1년동안은 동료와 부하 직원들이 생활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아내에게 몇차례 수십만원씩 돈을 줬다고 한다.

첫 1년여를 빼고는 나머지 기간의 대부분을 가족들의 보호받으며 은신.칩거해왔고 특별히 외부의 보호를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집에서는 어떻게 은신했나.

▲남의 눈을 피하기 위해 2, 3차례 집과 아내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옮겨가면서 가족들과 긴밀히 접촉했고 관찰이 곤란한 집을 골랐다. 화장실과 욕실을 개조해서 마치 방공호와 같은 은신공간을 마련했고 이 공간에는 차단막을 설치해 검찰과 경찰수사팀이 찾아가 탐문조사를 벌일 때도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가족들과 같이 살면서 없는 것처럼 위장한 것 같다.

-은신기간중 생활은.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뿐 아니라 수배중이었기 때문에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도 못했다. 실제로 허리디스크에 당뇨증세 까지 있었지만 병원에 못갔다. 심지어 7년전 이빨이 썩었지만 실을 묶어 혼자 뽑았다. 지금도 치아가 좋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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