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강관리법 기공체조

입력 1999-10-29 00:00:00

'우주의 기를 모아 건강한 삶을'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도 함께 챙기는 기공체조가 인기를 얻으며 생활스포츠로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다. 남녀노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별다른 비용도 들지 않는 부담없는 건강유지법이다.

외부의 기를 인체에 흩어져 있는 365개의 혈(穴)과 신체 좌우에 위치한 각 12개의 경락(經絡)을 통해 몸속으로 흡입, 신체상태를 조절하는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 심신수련법이 바로 기공체조다. 지난 85년 일반인에 보급되기 시작한 후 급속히 대중화의 길을 걸어온 기공체조는 현재 전국적인 체제를 갖추면서 올해 생활체육 조직으로 성장했다.

현대병인 스트레스나 불면등과 같은 신체이상을 해소·완화할 수 있어 특히 40대이상의 직장인들과 주부들, 노인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관공서와 일선 학교, 사회복지기관, 사회단체와 기업체 등에서 앞다퉈 심신수련 종목으로 채택하고 있을 정도.

심한 스트레스와 기업운영에 따른 압박감 등으로 잔병치레를 해오다 기공체조에 심취한지 올해 5년째인 기업체대표 최언돈(56)씨는 "기공체조에 입문한 뒤 생활에 활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공체조를 회사에 도입해 7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아침 15분씩 체조를 시작한 뒤 업무에 들어가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공체조의 관건은 마음을 비우고 무념(無念)의 상황으로 들어가는 집중력. 일단 집중이 이뤄지면 외부의 기를 혈이라는 신체외부와 신체내부를 연결하는 고리를 통해 신체 각부분을 연결하는 경락으로 기에너지를 전달하게 된다. 이같이 전달된 기에너지를 신체의 특정부위로 모아서 통증을 완화하거나 근육을 이완시키며 건강체질을 유지토록 한다. 기를 모으고(蓄氣) 또 이완·조절·활용하는 심신수련법인 셈.

기공체조 방법으로는 가장 일반적이고 대중화한 형태가 도인체조다. 이는 학교체조처럼 신체의 모든 부분을 사용토록 하는 것으로 200~300가지의 세부동작이 있다. 또 태권도 등과 같이 무예를 나타나는 단공 기공체조를 비롯, 춤동작으로 이뤄지는 단무형 기공체조, 창이나 시조처럼 음성(소리)으로 표현하는 음성 기공체조, 바르게 숨쉬는 방법으로 발달한 바숨 기공체조 등이 있다.

매일 새벽6시 무렵 대구시내서는 신천변 무너미터, 공원, 산책로, 산아래 빈터 등 사람이 모일만한 곳이면 도인 기공체조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 장소를 선원이라 부르며 200여곳에 달한다. 배꼽밑 단전을 두드리며 머리의 기운을 끌어내리고 혈액순환을 돕는 단전치기와 대장·소장·위장에 기를 넣는 장운동, 가슴사이 맺힘을 푸는 임맥풀기, 몸전체두드리기와 근육·뼈 비틀기 등이 그것.

이들 선원에는 지난5월 발족한 기공체조 대구연합회소속의 기공체조강사(공원선원장) 300여명이 활동중이며 연합회에 등록된 선원장은 1천여명이 넘을 정도다. 1년이상 10년정도의 경력자들인 이들은 기공체조 지도자과정을 밟고 구역별로 활동영역을 맡고 있다. 작은 곳에는 1, 2명이, 크고 참여자가 많은 곳에는 10여명이 지도에 나선다.

올해 3년째 기공체조를 배우는 이용수(38)씨는 기공체조보급에 앞장서기 위해 기공체조 연합회(회장 최언돈) 사무국장을 맡을 정도로 열성파. 이국장은 "3, 4개월정도 익히면 기의 흐름을 인지하고 신체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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