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지구촌-공짜 잠자리는 없다

입력 1999-10-28 00:00:00

기발한 정책을 자주 실시해 재미있는 화젯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노 뉴욕시장이 이번에는 노숙자들에게 일하지 않으면 잠자리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공화당 출신인 줄리아노 시장은 "올 겨울부터 시가 운영하고 있는 노숙자 수용소에서 잠을 자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노역을 해야 하는 법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줄리아노 시장으로서는 늘어가는 노숙자를 감당하기 힘들어 숙고끝에 나온 것.

대개 사설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훌륭한 노숙자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2만3천여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출신의 뉴욕시의회 대변인 피터 밸런이 즉각 '찰스 디킨스 시대로 회귀하는 법안'이라고 비난하고 나섰으며 수많은 노숙자들의 탄원도 잇따르고 있다. 언론에서조차 '수용소에서 잠을 자기 위해 일을 해야한다는 것을 법으로 만드는 곳은 뉴욕뿐일 것'이라고 비꼬고 있지만 줄리아노 시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인구가 100만명이던 시대의 뉴욕이 아니다"며 "이 법안은 수혜자가 그 부담을 함으로써 스스로도 떳떳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숙자들은 이 법안에 따라 주로 공원청소 등의 허드렛일을 할 것으로 보이는 데 그동안 아이들은 수용소내 보육센터에서 보호된다.

반면 노숙자들은 아무런 힘이 없어 시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불평이 대단한 것은 당연한 일. 세아이의 어머니인 니카 퍼슨은 "시가 불합리한 정책으로 노숙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일이란 것도 생계를 도울 만한 것이 아닌 비천한 잡일을 배당할 것이 분명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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