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학생 핸드폰 소지

입력 1999-10-26 15:09:00

'수업시간엔 진동으로 부르르 떨기, 쉬는 시간이 되면 재빨리 뛰어나가 음성메시지 확인하기, 점심시간엔 옆반 학생과 폼 잡으며 통화하기...' 휴대폰을 가진 중.고생의 상당수가 보여주는 학교생활의 모습이다.

학생 휴대폰 소지의 문제점과 불가피한 상황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은 가운데 대구지역에서는 고교생 다섯명 가운데 한명 꼴로 휴대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교육청이 남녀 4개 고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자 2천288명 가운데 핸드폰을 소지한 학생은 21.3%인 481명.

이 가운데 일반계고 남녀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비율은 각각 22.4%, 1.9%인데 비해 실업계고 경우 남학생의 36.4%, 여학생의 22.8%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교육계 관계자들은 실제 휴대폰 소지가 그간의 논란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고 보고 불필요한 소지나 학교 휴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일반계 ㄷ여고의 경우 2학년 637명 가운데 단 12명만이 휴대폰을 갖고 있는 점으로 미뤄 밤늦은 귀가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휴대폰을 사준다는 주장은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는 것.

학교 내의 경우 오히려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한편 자기과시적인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과소비를 조장하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크다는 주장이다. 또 일부 학생들은 부모 동의 없이 휴대폰을 구입했다가 과도한 요금 때문에 애를 먹거나 해지를 둘러싼 말썽도 적지 않으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학교에서 휴대 또는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 교육청도 사용방법과 장소, 예절 등에 대해 지도하고 학급회나 학생회를 통해 공중전화 이용운동을 벌여나가는 한편 학부모와 상담 후 소지를 인정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중이다.

조사를 요청한 김하조 대구시 교육위원은 "학습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공중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등 학생 휴대폰 소지가 갖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기 때문에 학교측이 더 강하게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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