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차대조표 국가경제 주름살

입력 1999-10-21 14:40:00

정부는 지출이 세입을 초과할 때 국채나 지방채를 발행, 보전한다. 이 채권은 기관투자가가 매입하지만 매입자금은 대부분 고소득층으로부터 조달한다. 따라서 세금을 더 거둬야 할 계층에게 정부가 이자를 지급하는 셈이 된다.

정부부채를 줄이려면 세입을 늘리든가 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정부가 구성될 경우 지출감축은 조세저항에 직면하는 세수확대 이상으로 힘들다. 독일의 슈뢰더 사민당정부는 초긴축 재정개혁안을 추진하다 선거에서 기민당에 대패했다. 하지만 재정의 방만한 운용은 그 경직성과 비효율로 인해 국가 및 지역경제에 주름살을 지운다.

시카고대학의 코스 교수는 방만한 재정운용의 해법을 제공한 공로로 지난 9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코스이론은 어떠한 공공재라도 이해 당사자간 협상여지만 있다면 시장성을 갖춰 정부가 없어도 된다는 간단한 논리체계를 갖고있다. 사회간접자본 등 각종 공공사업의 민자유치도 코스이론에 따른 발상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 공공재에 대한 이해가 다른 당사자가 너무 많아 시장에서 협상이 어려울 경우 정부사업으로 추진돼야 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대구시는 지하철부채를 합쳐 2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있다. 아직은 지역내 총생산(GRDP)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데다 중앙정부의 지원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대구시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코스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김시환 한은대구지점 기획조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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