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기업 북한 진출 주목된다

입력 1999-10-20 15:10:00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의 대북투자조사단의 방북계획 발표는 베를린 북.미미사일회담 결과에 따른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조치 해제약속후 첫 움직임이란 점에서 여러가지 의미를 던진다. 아직 미국기업의 대북진출이 실현되려면 많은 시일이 걸리겠지만 그 시동을 건다는 뜻에서 북.미간의 경협(經協)은 물론 남북간 경협, 북.일간 경협과 관계발전에 상당한 기대를 갖게한다. 특히 북측은 미국의 투자를 바라는 입장이고 미국과 우리정부 또한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주한 미 상의의 방북이 작은 성과라도 얻을 수 있다면 북.미간의 경협은 물론 남북경협도 현수준에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미 투자조사단은 현재 미국주재유엔대표부에 방북허가신청을 하고 비공식적 루트로 방북일정을 협의중이라하나 이르면 다음달 중순 북한을 방문 현지의 사업성 및 북한정부의 투자유치계획등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이 조사단은 북한에서 나진, 선봉 등 경제특구와 북한측이 공개하는 지역을 돌아볼 계획인데 이미 90여 회원사가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보아 미국기업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대북경제제재가 완화된데다 미국으로선 세계에서 유일하게 투자를 하지않은 미답의 나라여서 그만큼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북한의 열악한 투자환경은 그만한 관심도를 만족시키지못할 것같다. 이미 북한에 진출하고 있는 우리기업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못하고 있고 유럽기업들도 여러차례 투자목적으로 북한을 다녀왔지만 아직 본격적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사례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미국도 벌써부터 코카콜라 등 식음료 및 생필품 업체 등은 북한진출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역시 이같은 투자환경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미국.일본이 미국의 대북경제완화조치를 계기로 경협을 확대발전시키려면 무엇보다 북한의 열악한 투자환경 개선에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하고 북한 역시 경제개발을 위해선 이에 적극 호응해야할 것이다. 대북투자에 가장 큰 문제점은 정치.외교적으로 언제 돌발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예측불가능성과 송금등 이익회수, 자산소유권문제, 분쟁해결창구나 법적 근거 등에 관련된 것이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사업 등에서 보아왔듯이 이미 남북경협과정에서 숱하게 경험한 것이다.

미국기업들도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천명한 바 있지만 남북경협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과의 경협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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