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인전-두 사제작가

입력 1999-10-20 14:08:00

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두 명의 신부가 잇따라 첫 개인전을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부터 28일까지 대구예술마당 솔(053-427-8141)에서 열리는 이창규신부(군위천주교회)의 '소창다명(小窓多明)-모음의 기초'전과 29일부터 11월4일까지 대구봉성갤러리(053-421-1516)에서 마련되는 최재상신부(경남 마산교구)의 '첫 걸음'전. 원시적이면서 자기 표현의 가장 원초적인 소리인 '모음'을 생각하며 인위(人爲)의 접경을 카메라 렌즈로 포착한 이신부는 끝모를 철학적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97년 가을, 본격적인 사진 수업에 들어가는 등 짧은 사력(寫歷)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적 사상과 동양적 방법론을 통해 대상의 이면에 숨겨진 본질을 추구하는 힘은 어느 중견작가에 못지 않다.

사진에 감성과 인식의 조화를 바탕으로 동양인만의 독특한 시각인 '직관'까지 담아내고 싶다는 그는 여건이 허락된다면, 그리고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조그만 희망이라도 줄 수 있다면 사진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마산교구 소속 사제로 현재 대구효성가톨릭대학 동양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최재상신부는 미술세계를 통해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작업을 시도한다.

종교적인 의미에 얽매이기보다 미술은 미술자체로 생각하고 싶다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가을빛을 가득 담은 평면 작업뿐 아니라 금속공예 등 다양한 장르 작업으로의 시도를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사제의 길을 걷듯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당당함으로 작업을 계속해 이 사회와 미술계에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는 것이 최신부의 포부이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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