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비 후보 사퇴와 인니 대선 전망

입력 1999-10-20 14:56:00

인도네시아 집권 골카르당의 대통령 후보인B.J.하비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당일인 20일 후보를 전격 사퇴하고 악바르 탄중골카르당 당수가 대신 후보로 추대됨으로써 인도네시아 대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대세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 됐다.

특히 골카르당의 유력한 대체 후보였던 군부 실세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 참모총장이 탄중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나섬으로써 골카르당 후보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막판까지 선두 주자인 야당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여사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하비비 대통령이 후보를 사퇴한 것은 역시 그의 당선이 힘들다는 자신과 당의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위란토 국방장관이 부통령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그의 러닝메이트가 되기를거부하고 국민협의회(MPR)도 그의 국정보고에 대해 불신임함으로써 하비비 대통령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후보를 사퇴하게 된 것이다. 동티모르사태와 발리은행 스캔들등으로 땅에떨어진 그의 인기도 후보사퇴의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정치 평론가인 아미르 산토소는 19일자 일간 '메디아 인도네시아'에 기고한 글에서 골카르당이 선거 막판에 하비비 후보를 사퇴시키고 당총재인 악바르 탄중과 수리 술탄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고 예언하기도 했다.

이로써 대통령 선거는 △집권 골카르당의 악바르 탄중 후보 △민주투쟁당(PDIP)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후보 △국민각성당(PKP)의 압둘 라흐만 와히드 후보등3파전으로 진행되게 됐다.

메가와티 후보측은 위란토 국방장관이 부통령 후보를 사퇴하고 하비비 대통령의국정보고가 MPR에서 거부되자 당선을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으나 곧 악바르탄중-위란토 카드가 나오자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탄중후보는 그동안 집권당의 당수와 의회인 DPR의 의장을 겸하면서 정계에 두터운 영향력을 키워온 데다 군부 실세인 위란토 국방장관을 러닝메이트로 끌어들임으로써 메가와티후보로서는 하비비 대통령 보다 더 강력한 경쟁상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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