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프로젝트 원년의 가을 섬유패션축제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봄축제나 예년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축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대구컬렉션은 몇가지 이유로 실망스러웠다. 우선 그 내용면이다. 참여 디자이너가 적은데다 눈에 익은 지역 디자이너 뿐이었다. 유일한 초청 디자이너인 '뉴 웨이브 인 서울'의 유정덕씨는 철 지난 99 F/W시즌 작품으로 행사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다음은 관심과 호응도이다. 가장 중요한 바이어의 참여는 여전히 저조했으며, 패션전문지를 포함한 언론의 취재열기도 별로였다. 무엇보다 일반시민의 참여가 아주 저조했다. 대부분 관련업계나 대학생들로 그것도 무대가 있는 1층 객석만 겨우 메울 정도였다.
다음은 행사 진행상의 문제다. 패션디자인 경진대회가 있었던 첫날과 이튿날엔 우천관계로 환기가 되지않아 화장실 악취가 심해 불쾌감을 주었으며, 1층 객석은 여유가 있는데도 오지도 않는 바이어를 핑계로 일반시민들을 여러번 옮겨 다니게 했다.
태부족한 휴식공간도 문제다. 주변광장에 야외카페라도 설치했으면 컬렉션이라는 문화행사와 초가을 정취가 어울려 행사의 격을 높여 주지 않았을까. 참여디자이너의 작품을 떠나 세계적인 컬렉션을 꿈꾸는 행사가 과연 이 정도 모습일까. 반성해 볼 일이다. 섬유패션축제를 1년에 2번 열기로 한 이상 우선 봄.가을의 행사가 중복되지 않게 차별화시켜 그 각각의 기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특히 대구컬렉션은 축제이면서 비즈니스의 장이며 또한 일반시민과 함께 패션산업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되어야한다. 일반시민의 참여도는 그 지역의 문화예술지수와 패션지수를 보여주는 척도이다. 바이어없는 컬렉션도, 시민의 참여가 없는 컬렉션도 모두 성공적이라 할 수 없다.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는 디자이너나 관계자들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주최측은 행정적인 부분을, 주관측은 소프트웨어에만 전념하고, 그외 실무는 외부 전문인력을 공개적으로 선정,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2000년 대구컬렉션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본다.
유성동(코디컬처 대표)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