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독도의 삽살개

입력 1999-10-15 15:19:00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다'는 뜻을 가진 천연기념물 368호 삽살개.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토종개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던 삽살개가 일본이 영유권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독도에서 새 생명을 잉태, 곧 출산한다.

15일 한국삽살개보존회와 독도경비대에 따르면 현재 독도에서 경비대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삽살개 '서순이'가 지난 8월 새끼를 배 이달중 낳게된다.

4살인 서순이는 지난해 3월 삽살개보존회가 수컷 '동돌이'와 함께 독도경비대에 기증하면서 독도 생활을 시작했다.

잠시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좋은 서순이와 동돌이는 경비대원들이 근무를 나가거나 밥을 먹을 때나 가리지 않고 항상 따라다녀서 이젠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식구가 됐다.

독도경비대장 김장수(24) 경위는 "그동안 외딴 섬을 지키는 대원들의 외로움을 달래준 서순이네가 새끼를 낳으면 한 식구가 더 늘게 된다"며 기뻐했다.

예로부터 주로 경주와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동네마다 흔하던 삽살개는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멸종위기를 맞게 됐다.

내선일체를 주창한 일제가 생김새가 일본개와 비슷하지 않은 우리의 토종개라는 이유로 마구 잡아 모피로 쓰기 시작했고 특히 1940년부터는 조선총독부에 '도견부'까지 두고 본격적인 도살에 나서 해방무렵에는 멸종위기에 처했다.

삽살개보존회 부회장 하지홍(46.경북대 유전공학)교수는 "일제의 탄압을 견뎌낸 삽살개가 독도에서 새 생명을 출산하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독도를 지키는 수호동물로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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