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농기계 창고로 무더기 둔갑

입력 1999-10-15 14:30:00

농산물유통구조개선과 농가 일손 경감을 위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농산물 간이집하장이 농기계창고로 둔갑하고 있다. 당초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자 당국이 무더기로 용도변경을 해준 때문이다.

안동시의 경우 지난 94년부터 지난해 까지 18개 작목반과 영농조합법인에 30억여원을 지원, 농산물간이집하장을 건립 했다.

그러나 이들 상당수가 건립 직후부터 아예 사용되지 않거나 타용도로 이용되고 심지어 일반 상인들에게 불법 임대됐다.

처음부터 실제 경작을 하지 않는 주민들이 개인 창고로 이용하거나 일부 농가에서 확실한 사업계획 없이 거액의 보조금 타기에만 급급해 집하장을 만든 때문이다.안동시는 그러나 이를 개선하지 않고 97년부터 지난 연말까지 수억원을 차량 등 장비구입비로 추가 지원 하다 말썽이 일자 올해들어 풍천사과작목반과 저전영농조합법인 등의 9개를 농기계와 자재창고로 용도변경 해줬다.

이같이 용도가 엉뚱하게 바뀐데다 당국의 관리가 소홀하자 일부 집하장에서는 추가로 지원 받은 화물차와 장비등을 전매하는 탈법을 공공연히 저지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농민들은 "농민회와 시의회 감사에서 집하장 건립과 운영상황에 많은 문제가 제기됐으나 시가 아무 대책 없이 방치한 부실 보조금 지원사업의 전형"이라며 철저한 책임규명을 주장하고 있다.

鄭敬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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