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북구 문화예술회관의 개관식이 있었다. 지역내에 좋은 문화공간이 생긴다는 설레임에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 축하 공연을 보러 갔다. 1시간 전부터 공연을 기다리고 있던중 오후 3시부터 실내 공연장에서는 내빈들을 모시고 식순이 진행되고 3시반부터 야외 공연이 시작된다는 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식순(테이프 커팅 및 식수)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공연은 시작됐다. 남성 무용수들의 창작 무용을 관람하고 있는 도중에, 내빈들이 행사장을 나와 테이프를 끊고 식수를 한다고 박수를 치라는 엉뚱한 요구 방송이 나왔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무용단측과 회관측이 조정을 잘못하여 시간을 맞추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웃어버리고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을 보고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연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사람들은 분수가 주변에 둘러서거나 앉아 구경을 하고 있는데, 시장 및 북구청장 등 귀빈들이 식수를 끝낸 후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며 공연중인 무용단 앞을 가로질러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명색이 문화예술회관의 개관식날인데, 아무리 야외에서 하는 공연일지라도 그렇게 무시하면서 버젓이 지나갈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건물만 문화 예술의 공간이면 무엇하며, 멋있게 테이프를 자르고 식수만 하면 무엇하겠는가. 문화예술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고 그것을 즐기려는 시민들에 대한 예의도 전혀 없다면 말이다.
초대의 글에서처럼 문화적 자긍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은 거창하게 수준 높은 공연이나 전시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천상천하(kchu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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