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 협상 '비상'

입력 1999-10-13 14:57:00

내년부터 시작될 세계무역기구(WTO)의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인 '뉴라운드 협상'이 한국의 주요 관심사들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채 미국의 일방적인 주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져 우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정의용(鄭義溶)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조정관은 지난 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주요국 고위급 회의에서 공개된 뉴라운드 선언문 초안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주요 관심사인 농산물 수입개방 속도완화 문제와 반덤핑 관련 입장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2일 밝혔다.

정조정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을 통해 "뉴라운드 선언문 초안은 대체로 균형을 상실, 내달 WTO 각료회의의 논의 대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각국의 의견을 재차 종합해 새로운 초안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라운드 선언문은 내달말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에서 채택돼 내년부터 전개될 뉴라운드 협상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다자간 협상의 지침서다.

정 조정관은 유럽연합(EU) 및 일본이 초안에 시장접근 분야에서 농산물 분야의 자유화가 지나치게 강조됐음을 문제삼았고 한국도 같은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가령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시행키로 한 관세 삭감을 초안에서는 '과감한 삭감'으로 표현, 농산물 시장개방의 가속화를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가져온 반덤핑 및 투자 분야의 규범제정에 대해서도 반덤핑이라는 용어조차 초안에 반영되지 않는 등 언급이 소홀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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