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증권거래 잘못하면 '애물단지'

입력 1999-10-13 00:00:00

포항공단업체 이모(42)과장은 컴퓨터 엔터키(Enter Key)를 잘못 누른 죄로 최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과장은 지난 4일 자신의 위탁계좌에 남아있던 3천만원으로 주식을 매수하기로 하고 거래 증권사의 사이버거래 사이트를 찾았다. ㅎ반도체 매수주문을 내고 컴퓨터 키보드의 엔터키를 쳤다.

그러나 모니터에 확인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통신상의 일반적 '에러'인 줄 알고 엔터키를 다시 눌렀으나 변화가 없어 또다시 엔터키를 두들겼다. 그러자 나타난 메시지는 '잔고 부족'. 통신에러로 착각, 두 번씩이나 쳤던 엔터키가 모두 매수주문이 된 것. 3천만원 어치 매수주문이 신용거래를 포함 9천만원 어치 매수가 돼버렸다. 게다가 매수후 주식값이 폭락, 막대한 투자손실까지 입게됐다.

이씨는 "엔터키를 친 뒤 확인하지 않은 불찰이 있으나 확인메시지가 뜨지않은 것은 증권사 소프트 웨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래 증권사는 사이버 거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씨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사이버 주식거래가 확산되면서 이씨 처럼 '실수'한 투자자가 적잖다. 더욱이 인터넷 쇼핑몰 등 다양한 사이버 시장이 개설되고 있고 이용자도 늘고있는 추세다. 안방에서 주식거래를 할 수 있을 만큼 전자거래가 편리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애물단지가 된다.

포항. 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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