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을 처음 접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간 감각'을 쉽게 잃게 된다.머리속에 상대방 모습을 떠올리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새 3,4 시간이 흘러가기 마련.
"머드게임이나 스타크래프트가 청소년에게, 음란물이 성인 인터넷 인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면 여성들은 채팅 때문에 인터넷에 접속하게 됩니다".
한 인터넷 전문가의 말처럼 인터넷 채팅은 상대적으로 컴맹 비율이 높은 여성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큼 '채팅 산업'은 성장 일로를 걷고 있다.
"저가 PC공급과 게임방 증가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등록된 회원이 70만명인데 한달 평균 20만명씩 회원이 늘고 있습니다".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 관계자의 설명.
국내 최고 채팅 사이트인 '하늘 사랑'은 이미 회원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하늘사랑'의 경우 전국적으로 6천개의 게임방을 묶은 네트워크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매달 4만, 5만원의 사용료를 게임방으로부터 받고 있다. 인터넷 채팅의 인기는 뭘까. 우선 사용이 간편하고 감각적이다. 인터넷 채팅은 PC통신과는 감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PC통신을 통해 채팅을 하려면 자기신분이 노출된 ID가 있어야 된다. 따라서 음란성이있는 대화나 일대일 대화가 어렵다.
하지만 인터넷 채팅은 철저한 익명성이 전제된다. 대다수 사이트는 회원 등록이 필요 없으며 등록을 하더라도 비교적 형식적이다. 아무 방에 들어가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대화자중 한명을 선택해 일대일 대화를 할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매력'이다.
쉽게 상대자를 바꿀수도 있고 대화의 은밀성도 보장된다.
여기에 만남을 전제로 연령이나 지역별로 구분된 대화방을 찾아 들어가면 쉽게 대상을 고를수 있다. "너 몇번 해봤니" "한번 만나주면 5만원 줄게" 따위의 음란한 글만 올리는 저질 이용자, "당신을 사랑한다"며 여성들만 골라 따라다니는 스토커 등이 기승을 부릴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최근에는 대화 상대방과 즉석 궁합을 봐주고 원하는 이에게 대화방 내에서 '편지'를 보낼수 있는 프로그램도 속속 개발됐다.
한발 더 나가 이용자가 아예 '매춘방'을 개설하는 경우도 흔하다. '재미볼 미시녀. 원조교제 구함. 아르바이트 할 여대생'등 노골적인 대화방들이 곳곳에 개설돼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초등생부터 가정주부까지 누구나 호기심에 이끌려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적지않다. 2, 3년전에 유행하던 '전화방'과 마찬가지로 원초적이고 직접적인 '교제'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채팅에 언어폭력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정도가 직접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이클럽 관계자는 "각종 불량 대화에 대한 신고가 하루에 1천여건 정도 들어온다"며 "그래도 우리 사이트의 경우는 신고 채널도 있고 아주 건전한 편"이라고 밝혔다.
'채팅 열풍'은 24시간 계속된다.
심지어 오전 시간대에도 채팅 인구는 넘쳐난다.
지오피아라는 한 채팅 사이트의 대구, 경북 코너에 들어가면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각 대화방마다 학생과 직장인들을 만날수 있다. 사무실과 학교 전산실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채팅'에 빠져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채팅 사이트의 음란성, 불량성에 맞선 현실적인 대안은 전무한 실정.
결국 '정보 인프라' 구축이라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컴퓨터 보급률이 높아지는 만큼 '채팅 중독증 환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YMCA청소년상담실 양정안실장은 "최근들어 자녀들의 채팅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부모의 꾸준한 관심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채팅업체도 자체적으로 퇴폐성을 막는 대책을 빨리 내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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