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년 역사 약령시 '쇠퇴일로'

입력 1999-10-08 00:00:00

3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유일의 한약재 전문시장인 대구 약령시장이 당국의 무관심으로 관광상품화 되지못한 채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한약도매업을 비롯 한약방, 한의원 등 149개소가 들어서 있는 중구 남성동 일대 약전골목은 지금도 매일매일의 전국 한약도매가격을 형성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특성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되지 못해 일반인들로 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현재 약전골목에 있는 것은 한약도매시장과 한약전시관 정도. '약령시'라는 전국적인 명성에 이끌려 한번쯤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지만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특이한 것이 없어 대구의 대표적 관광유적지로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달구벌축제기간 중 열리는 약령시 축제도 이제 썰렁한 분위기다. 대구시는 올해 약령시 행사에 한푼도 지원해주지 않았다. 문예진흥원에서 나온 국비 3천만원과 회원들의 성금으로 약썰기 행사 등 몇몇 형식적인 행사를 치렀을 뿐 구경인파도 옛날같지가 않았다.

약령시보존위원회는 15년전부터 약전골목임을 알수 있도록 '일주문'이라도 골목 입구 동서 양쪽에 세워줄 것을 건의했으나 대구시는 아직까지 무소식이다.

현재 약령시보존위 회원의 평균 연령은 60세. 고령인데다 기술을 이어받을 젊은이 조차 없어 한세대 후에는 약령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신전휘 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인데도 약전골목에는 기념사진 한장 찍을 곳도 없다"며 "경남도는 소설속 가상 인물인 유의태선생 한방성지를 만들기 위해 630억원을 투입하고 서울시는 경동시장에 200억원을 투입, 한의약 관련 건물을 짓고 있어 대구 약령시는 이제 국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약령시 내부에서도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대구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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