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입대하러 왔습니다'

입력 1999-10-07 14:25:00

"성적에 관계없이 항상 따뜻하게 환영해주시는 국내 팬들을 보니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병역의무를 위해 6일 오후 6시45분 아시아나항공(OZ 201)편으로 김포공항 1청사를 통해 고국에 돌아온 박찬호는 가벼운 차림으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렇게 귀국 소감을 밝혔다.

박찬호는 서울에서 휴식을 가진 뒤 8일 고향인 공주로 내려가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오는 11일 훈련소에 입소, 4주간 기본 군사훈련을 받는다.

훈련소 퇴소 이후 1주일간 더 머무르면서 어린이 야구교실과 장학금 전달식 등을 마치고 다음달 15일께 동계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박찬호는 입국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30대 중반 남자로부터 계란세례를 받았지만 "잘못된 점이 있다면 사과하고 팬이라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해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이번 시즌 평가는.

▲6승 이후 마음 고생이 많았는데 머리를 깎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고 10승을 넘어서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많은 것을 배워 내년 시즌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됐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내년 목표는.

▲주위에서 20승, 20승하는데 내년에는 정말 20승을 목표로 전력 투구하겠다.

-국내에서 이승엽이 아시아홈런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는데.

▲야구는 기록으로 발전하고 미국에서 맥과이어와 소사가 어린이 팬들에게 꿈을 주는 것처럼 이승엽이 국내에서 이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자랑스런 후배다. 유명세를 타면 괴로운 점도 있을텐데 건강했으면 좋겠다. 행운을 빈다.

-훈련소 입소가 두렵지 않은가.

▲주위분들이 많이 걱정해줬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재미있는 기억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

-연봉협상은.

▲미국으로 돌아가면 하겠지만 이번 시즌처럼 다른 문제 때문에 야구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

-좌타자 대책과 앞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은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

▲이번 시즌 후반기처럼 타자쪽에서 멀어지는 변화구와 체인지업으로 승부할 계획이고 메이저리그 생활은 오래할 생각이다. 한국에서도 선수생활을 하고 싶지만 나중에 생각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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