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중수누출 과연 안전한가

입력 1999-10-06 15:26:00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작업 인부 등 22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핵연로주식회사의 방사능 누출사고를 계기로 최근 국정감사에서 울진원전 2호기의 수소 과다 누설로 인한 폭발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방사능 피폭사고가 터져 원전 주변에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지난 4일 오후 7시께 월성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냉각수펌프 정비작업중 중수(重水)가 원자로 건물내로 누설돼 한전직원을 비롯한 작업자 22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첫 사고가 발생했다.

월성원전측은 "누설된 중수량은 약 45ℓ이며 작업자 22명에 대해 자체적으로 방사능 피폭량을 측정한 결과 최소 0.006mSv부터 최고 4.5mSv로 나타났으나 최고 피폭량이 연간 피폭제한치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데다 발전소 외부로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성원전에서는 이미 3차례에 걸쳐 중수 누설 사고가 있었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사람이 피폭되는 사고로 연결돼 주변 주민들은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국감에서도 "원전의 안전성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면서 원전의 안전에 따른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과기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울진원전 2호기 주발전기에서 수소가 계속 누설돼 제작사가 권고하는 한계범위를 이미 넘어섰고 국내규정상 정지 한계치에 근접하고 있음에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과기부가 제출한 국감자료에서도 97년이후 현재까지 국내 16개 원전의 정지건수는 모두 52회이며 이중 울진 1·2·3호기와 월성 1·2·3호기에서 각각 12건씩 발생해 경북 지역내 원전 사고율이 전체의 46%로 밝혀졌다.

특히 경북지역에는 현재 울진과 월성에 원전 8기가 운전중에 있고 6기가 건설중이거나 계획을 갖고 있어 국내 운전중이거나 계획중인 전체 원전 24기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집중돼 있다.

게다가 기상청이 밝힌 국내 지진 발생 현황에서도 91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244건중 울진과 경주 등 원자력 발전소와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동해안에서 발생한 것이 125회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울진과 월성 원전이 사고 등에 따른 원자로 정지 건수 등이 다른 원전에 비해 높는 등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지대로 꼽히면서 원전 인근 주민들이 방사능에 의한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피폭 사고가 터지자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극도로 불안해 하면서 원전발전의 즉각 중단과 추가건설의 절대반대를 주장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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