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국감 초점-국세청

입력 1999-10-06 00:00:00

6일 국세청에 대한 재경위 국감에선 홍석현 중앙일보사장 및 보광그룹, 한진그룹 등의 세무조사 문제가 부각된 가운데 3당 3색의 공방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측은 언론 및 재벌 길들이기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반면 국민회의 측은 재벌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자민련 측은 국민회의 측에 가세하면서도 이들 세무조사에 대한 항간의 의혹을 제기하는 등 차별화로 나섰다.

이날 국감에선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위장분산 의혹과 이회장 부자간의 변칙적인 증여의혹도 초점이 됐다.

한나라당 안택수의원은 보광 및 통일그룹 세무조사와 관련, "정부 측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중앙일보와 세계일보에 대한 보복차원의 언론탄압일 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 길들이기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한 뒤"한진그룹 역시 재벌을 길들이는 동시에 중앙일보 탄압에 대한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게 틀림없다"고 몰아 붙였다.

같은 당 박종근.이상득의원은 검찰이 홍석현사장 및 보광그룹 세무조사와 관련된 차명계좌의 수를 국세청이 발표했던 1천여개가 아닌 9개만 문제삼아 영장을 청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의원은 또 "국세청은 세무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마치 간첩이나 조직폭력배 검거시 수사기관이 압수물품을 전시하듯 1천여개의 통장, 수백개의 도장까지 전시하는 등 극적인 홍보효과까지 노리는 행태를 보였다"고 추궁했다.

자민련 정우택의원은 "이밖에도 재벌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중이라면 조속히 밝혀 달라"고 요구한 뒤"보광, 한진, 통일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국세청 자체의 판단보다는 외부 지시에 따른 것이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박정훈의원은 "국세청 세무조사 발표가 홍사장의 개인비리에 집중돼 오히려 축소조사됐다는 의심이 있다"며 "보광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될 때 삼성이 보광 부동산을 고가로 매입해줌으로써 변칙적인 자금지원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근태.한영애의원은 "한진그룹의 경우 지난 93년 조중훈회장의 장남인 양호씨가 지주회사격인 정석기업의 주식 4만7천여주를 양도 받았던 만큼 이에 대한 증여세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자민련 변웅전의원은 "삼성 SDS는 지난 2월 이건희회장의 아들인 재용씨와 세 딸 등 4명에게 자사의 신주인수권부 사채 209만여주를 주당 7천150원 씩 총 149억원에 넘김으로써 당시 SDS 주가가 5만4천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975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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