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무면허 운전'

입력 1999-10-05 15:20:00

일본 이바라키 현 방사능 유출사고가 작업원들이 작업규정을 지키지 않은데서 비롯된 인재(人災)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울진 등 국내 원전 운전원들의 상당수가 운전 관련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내 원전에서 운전원들의 기기조작 미숙과 운전절차 준수미흡 등으로 인해 원자로 정지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 안전과장 등 원전 운전에 필요한 전문성을 지닌 핵심요원들의 부족에 따른 운전원의 업무량 과중으로 대처능력이 떨어져 사고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충원 및 근무여건 개선 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전이 한나라당 강재섭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울진 등 국내원전 14기의 운전을 담당하는 발전부장, 안전과장 등 운전원 총 159명중 '원자로 조종 감독자 면허'등 운전 관련 면허 미소지자는 27명으로 16.9%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울진3호기는 15명중 6명이 면허를 소지하지 않아 40%의 비율을 나타냈으며 영광 3, 4호기도 20명중 4명인 20%가 면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발전부장 40명중 45%인 18명이 면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운전현황 전반에 대해 지시.감독을 하는 관리자의 면허 소지율이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3월 다섯차례나 발생했던 영광 2호기의 원자로 정지사고 중 세차례는 운전자의 기기조작 미숙과 운전절차 준수 미흡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또 고리 1, 2호기와 월성 1, 2호기를 제외한 울진 등 나머지 8기의 원전에는 분석업무를 담당하는 안전과장이 절반이상 배치되지 않아 업무과중으로 인한 대처능력이 상실, 이들에 대한 충원 및 근무여건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黃利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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