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종교읽기의 자유'

종교란 무엇인가? 인류의 끊임없는 물음이다. 그러나 그 범주는 늘 불교·도교·이슬람·기독교 등 '대형' 종교에 머물렀다. 이 책은 이런 통념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종교성을 읽으려는 의도가 돋보인다. 1부 '상상력으로 읽는 종교'에서는 종교적 현상을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물에서는 창조와 파괴의 역설을, 불에서는 천국과 지옥의 역설을 읽어낸다. 2부 '종교로 상상하는 문화'에서는 문화전반과 일상에 스며있는 종교적인 현상을 파헤치고, 3부 '윤리 속의 종교, 종교 속의 윤리'는 안락사, 뇌사, 사형, 생명복제 등 인간의 해답없는 딜레마를 파고든다. 지은이는 한국종교연구회 연구원들. (박규태외 6인 지음, 청년사 펴냄, 400쪽, 1만2천원◈'기업 엘리트의 21세기 경제 사회 비전'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 그러나 이 '난리'를 겪고도 우리의 자기성찰은 아직 미진한 편.

수치로만 거론되는 한국경제에 던지는 '기업가 정신''자본주의 정신' 연구서. '정신'에 주목하면서 경제개혁과 사회개조의 방향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10대 기업 최고경영자의 자서전과 어록을 활용해 그들의 기업가 정신을 파헤치고, 현장 기업가 24명의 인터뷰 기사를 주제별로 정리했다. 이 책은 또 한국 기업인들에게 합리적 반성을 통해 역사와 사회에 대한 윤리감각을 추스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경동·임현진·서이종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98쪽, 1만원)◈'성공기업의 딜레마'

훨씬 성능이 떨어지는 단거리용 혼다 모터사이클이 북미 시장을 평정했다. 소비자들은 레이저젯 프린트보다 질이 낮은 잉크젯을 외면하지 않고 있으며, 기능이 훨씬 적은 전자레인지를 전기오븐보다 더 선호한다.

제품의 질을 위해 수억 달러씩 투자하는 우량기업을 추락시키는 이같은 현상은 '경영의 딜레마'임에 틀림없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부교수인 지은이는 이를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라 명명했다. 이 책은 성공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 곧 '와해성 혁신'에 대한 연구서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지음, 노부호외 옮김, 모색 펴냄, 320쪽,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