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 잘못 입력 1,500억원짜리 우주선 날려

입력 1999-10-02 00:00:00

세계에 내로라 하는 일류 과학자만 모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초등학생도 푸는 간단한 수학을 놓쳐 1억2천500만달러(약 1천500억원)짜리 우주탐사선을 날려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1일 미국의 주요 언론은 NASA의 과학자들이 파운드 단위를 미터 단위로 바꾸는 것을 깜빡하는 바람에 화성기후관측위성이 사라진 내용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패서디나에 있는 제트추진연구소는 지난달 30일 잠정적인 조사 결과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록히드 마틴 항공연구소에서 힘의 단위를 미터법에서 쓰는 뉴턴 대신 파운드로 보냈으나 제트추진연구소에서는 미터법을 써야하는 컴퓨터에 그대로 입력시킨 데서 문제가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우주선은 이에 따라 궤도가 너무 낮아져 화성의 대기권과 충돌한 후 우주 공간에서 미아가 된 채 헤매고 있을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

제트추진연구소 관계자는 "이 일은 매우 복잡한 업무"라고 전제하고 "100만 가지를 잘 해도 하나를 놓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NASA에 대해 비판적인 미국과학자연맹의 존 파이크는 "잘못을 탐지할 기회가 그렇게 많은 데도 끝까지 찾아내지 못하고 그런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를 수 있었다니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약 10개월 전에 발사된 문제의 우주선은 화성의 기후와 함께 생명체가 살았거나 살 수 있는가를 가려내는 데 중요한 물의 존재 징후를 밝히는 목적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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