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는 30일 독일은 아직도 정상(正常)이 아니며 나치시대의 잔학행위에 대해 계속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라스는 이날 뤼벡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아직 정상적인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이같은 짐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동독 여러지역에 만연하는 극우파들과의 투쟁에 항상 긴장하고 임하는 것이 독일인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말한다면 나치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을 내 손자녀들이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전제, 그러나 후세라도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하며 네오 나치즘에 대해 계속 경계하고 대응하는 것은 그들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라스는 작가들은 역사를 만드는 사람들에 관해 얘기해야 하지만 "그들을 동반하는 사람들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노벨상을 타게 돼 기쁘지만 "작가에게 가장 아름다운 일은 그의 책이 여러 세대에 걸쳐 읽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날 북(北)독일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지난 20년동안 늘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자에 오름으로써 젊음이 유지됐으나 이제 나이를 먹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2년 하인리히 뵐 이후 독일 작가로서는 27년만에 노벨상을 받은 그는 "뵐이 (살아있다면 나의 수상을) 매우 기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라스는 뵐과 함께 히틀러의 제3제국이 망한 뒤 독일 문학의 새 출발을 추구했던 전후 독일 작가군의 대표 작가로 나치 시대와 어려웠던 전후 재건 시절을 탁월하게 기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체코 프라하를 공식방문하던 중에 그라스의 수상소식을 들은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그라스는 "유능한 사회 비평가"라고 칭찬하면서 "전 독일인이 그의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라스는 슈뢰더가 이끄는 사민당의 비판적 지지자로 오래 활동하다 한때 정치와 절연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총선에서 사민당과 녹색당의 진보연합 선거운동을 적극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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