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게임 신세대들에 인기몰이

입력 1999-09-29 14:00:00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전 11시40분 중앙 시네마 타운 1층에 자리잡은 오락실 '게임 플라자'.

비교적 이른 시간인데도 음악 게임기 'DDR'(dance dance revolution)에는 10대 후반에서 갓 20대 됨직한 신세대들이 음악에 따라 정신없이 화면(게임 보드)에 나타나는 방향 지시(↗↙↖↘) 화살표에 맞춰 열심히 발판을 구르며 춤을 추고 있다. 꽤 능숙한 솜씨를 보인 한 게이머는 500원짜리 동전 한개를 넣고 약 20여분간 음악 게임을 즐긴다. 자유롭게 발과 팔을 놀리는 게이머를 둘러싸고 역시 같은 또래 구경꾼인 갤러리들이 구경에 몰두해 있다. 게임기에서는 신나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게임기 양쪽 하단에 설치된 조명이 현란하게 번쩍거린다.

"리듬에 맞춰 번쩍이는 조명을 받으며 갤러리들이 보는 가운데 음악 게임을 즐기면 스타가 된 기분"이라는 게이머들은 "리듬감을 제대로 타야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이 즐기는 게임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스타 크래프트' 만큼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 게임.

지난 7월에 대구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는 음악게임의 종류로는 비트 매니아, EZ2DJ(속칭 DJ), DDR, 펌프, 버터플라이 등 대여섯 종류. 비트 매니아는 일본 코나미사의 개발품. 코나미사가 오락실용 음악 게임으로 개발한 비트 매니아는 5개의 건반 버튼과 한개의 스크래치 판이 있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화면에 내려오는 막대 표시에 맞추어 해당 건반을 눌러주거나 스크래치판을 돌려주면 배경 음악에 어울리는 음이 발생하면서 완벽한 음악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국내 개발품인 이지투디제이는 국내곡 30여곡이 수록돼 있어 한결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는 한 게이머는 EZ2DJ가 실시간으로 음악을 섞어 연주하는 음악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자유롭게 편곡까지 할 수 있어서 더욱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일주일에 두세 차례 음악 게임실을 찾는 대구의 권용기(19·대학1학년)씨는 동전 한개를 넣고 보통 30분씩 게임을 즐길 정도의 실력파.

"거의 중독에 가깝다"고 고백할 정도인 권씨는 천리안 음악게임 동호회 비트 회원이다. 통신상의 음악게임 동호회는 10여개에 가깝고, 곧 대구에서 음악게임 대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동호인들의 연령층은 10대에서 대학생,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DJ는 난이도별로 연습용, 초·중급용, 상급용까지 보통 4등급의 게임 모드가 준비돼 있다. 초보 게이머들은 3분이내에 게임이 끝나지만 능숙한 게이머들은 실력에 따라 30분 이상 흔들며 신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비는 기본(3분당) 500원~1천원. 9월27일 현재 대구시내에는 50~100여개의 음악 게임기가 설치돼 있다. 이에 따라 대구의 모 전자에서도 음악 게임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대당 2천만원~1천200만원에 가까운 게임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입시 지옥과 틀에 박힌 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서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는 10대 음악 게이머들은 춤을 소프트웨어로 한 비즈니스가 더 한층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崔美和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