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수능지도 혼선

입력 1999-09-29 00:00:00

수능시험을 두달 앞두고 교육부가 뒤늦게 고교생들의 모의고사 실시를 제한하는 바람에 막판 정리를 계획중인 수험생들과 진학지도 교사들이 혼란에 빠졌다. 게다가 입시과열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를 막기 위한 교육부의 이같은 조치가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켜 오히려 과외나 학원 수강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연초 입시과열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고교 3학년은 연 2회, 2학년은 연 1회만 모의고사를 치르도록 하는 한편 1학년은 모의고사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지금껏 각 고교에서 거의 매달 모의고사를 치르도록 방치해오다 지난 15일 중앙교육평가원이 실시한 모의고사 때 느닷없이 시험횟수를 지키도록 요구, 일부 학교에서는 배포한 시험지를 회수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때문에 서울, 부산, 인천 등지의 수험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지 않아 예년의 경우 60만명 안팎이던 2학기 첫 모의고사 응시자가 38만명에 그쳤다. 대구.경북 수험생들의 경우 대부분 모의고사를 치렀으나 28, 29일 받은 개인 성적표의 예상점수, 백분위 등을 신뢰할 수 없어 정리학습 계획을 세우는데 혼란을 겪고 있다.

또 중앙교육평가원측이 교육부의 질책을 우려, 학교별.지역별.전국 응시자를 비교해 지원가능대학, 실제 수능점수 등을 예상해볼 수 있는 분석자료를 아예 만들지 않아 각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이 진학지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다음달 세번의 모의고사가 치러지지만 이 역시 응시자가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여 정확한 분석자료에 근거한 수험생들의 막판 정리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성적을 제대로 가늠해 볼 수 없어 불안해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단기 과외나 학원 수강에 열을 올리는 현상이 예년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 고3 교사는 "1학기 때부터 모의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상담과 지도를 해왔는데 수능시험에 임박해 이를 제한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조치"라며 "막판 진학지도가 상당히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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